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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문 받다 사망한 박종철 열사…30주기 추모식

<앵커>

정확히 30년 전인 1987년 1월 14일, 서울대 학생 박종철 군이 이곳 남영동 대공분실 조사실에서 물고문을 받다 숨졌습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며 그의 죽음을 조작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진실이 드러나면서 87년 6월 항쟁이 시작됐고, 광장은 시민으로 가득 찼습니다. 오늘(14일) 다시 촛불로 가득 찬 광장에서 박종철 열사 30주기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1987년 1월, 물고문 도중 숨진 당시 22살 박종철의 죽음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군사정권 탄압에 숨죽이며 살던 시민들은 분노했고, 그해 6월 민주항쟁을 촉발한 불씨가 됐습니다.

그리고 꼭 30년이 지났습니다.

노쇠한 어머니는 여전히 눈물을 참을 수 없고, 등 굽은 아버지는 눈물조차 말랐습니다.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이 다시 광장을 메운 현실 앞에 구순의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이 작은 의미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박정기/故 박종철 열사 아버지 : 30주년 기념일이라고 하지만, 단순히 기념일로 그칠 게 아니고 큰스님의 말씀대로 (국민이 편안한 사회로) 이끌어나갈 세상이 연속되기를 바랍니다.]

남양주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식엔 예년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에서도 추모의 열기는 계속됐습니다.

30년 전 아들의 유해를 샛강에 뿌리며 잘 가라고, 할 말이 없다고 했던 박 열사의 아버지.

[(그 당시에 하실 말씀이 없으셨던 이유가 있으실까요?) 크고 작은 모든 문제들이 그 자리에서 소멸되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별 할 말 없는, 좀 더 우리 민중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그러한 (세상이 올 줄 알았는데….)]

아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 '그날이 오면' 속의 그 날이 이제는 왔는지 아버지는 반문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정경문, 영상편집 : 이정택,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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