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 없어서 낮잠"…도 넘은 공직 기강 해이

<앵커>

최순실 사태로 시작된 탄핵정국의 혼란속에 공직사회의 기강이 갈수록 해이해지고 있는데, 정부세종청사에서는 근무시간에 일은 않고 낮잠을 자는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 지 대낮 숙직실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표언구 기자가 취재햇습니다.

<기자>

점심시간을 한 시간이나 앞둔 오전 11시. 세종청사에선 벌써 부터 공무원들의 대이동이 시작됩니다. 점심약속을 일찍 해놓고 서둘러 청사를 나서는 겁니다.

[세종청사 공무원 : (11시30분도 안 됐는데 너무 일찍 점심하러 가는 것 아녜요?) 다른 볼 일도 있기 때문에요.]

식사 후에도 커피 마시고 산책을 즐기다 오후 1시 반이 넘어서야 사무실로 돌아가는 공무원들도 부지기숩니다.

오후 2시 한창 근무시간이지만 한 경제부처의 숙직실엔 빈자리가 없습니다.

[세종청사 공무원 : (위에서) 지시가 없으니까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잘 모르겠어요. 분위기가 우왕좌왕하는 거 같아요.]

민원인들은 공무원 만나기 조차 쉽지 않습니다.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벌써부터 대선 이후를 생각해 정치권 동향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도 팽배합니다.

[세종청사 공무원 : 윗분들은 서울에 거의 사시는데 자기들도 살기 위해서 정치적인 활동하시는 거겠죠.]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 중국의 무역보복 등 해결해야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 하지만 대선후 다 달라질텐데 새로운 일을 추진해서 뭐하냐며 일손을 놓고 시간만 보내는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