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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TV는 봤지만 심각성은 몰랐다'…대통령의 6시간

[123] 'TV는 봤지만 심각성은 몰랐다'…대통령의 6시간
1.
지난 10일,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한 답변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는 '그동안 나온 얘기들을 짜깁기한 수준'이라고 비판했고 헌재도 '내용이 부실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이진성 재판관은 "TV에서 오전 9시 넘어서부터 사고 소식이 보도됐는데, 대통령이 10시 이전엔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2.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줄곧 관저 집무실에만 머물렀다고 알려졌다. 윤전추 행정관에 따르면 관저 집무실엔 TV가 없다고 한다. 10일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 측은 세월호 참사 당일 TV를 보지 않았다고 얘기해왔다. 어떻게 전 언론이 세월호 참사를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한 번도 TV를 보지 않았던 거냐는 비난이 이어졌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참사 당일 오전, 대통령에게 TV 시청을 제안하기도 했다는데 말이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도 TV 시청을 제안
3.
그리고 다음 날인 11일, 박 대통령 측이 새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대통령이 점심때 식당에서 TV를 봤다"는 것. 하루 만에 '안 봤다'는 '봤다'로 변했다.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조차 없는 내용이다.

4.
박 대통령은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심각성을 오후 3시에 인지했다고 밝혔다. 언론의 전원구조 오보도 거듭 강조했다. 답변서에서는 '언론의 오보'로 책임을 돌린 부분이 3번, 해경 등 관계기관의 '잘못된 보고'는 5번 등장한다. 재난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가 언론의 오보와 잘못된 보고 때문에 참사 대응을 제대로 못 했다는 것이다. <오후 3시>와 <언론 오보> 때문이라는 해명은 <TV 시청>으로 뭔가 이상하게 느껴진다.
점심때 식당에서 TV본 대통령
5.
박 대통령의 평소 점심시간은 정오로 알려졌다. 윤전추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평소보다 늦게 식사를 했고 15분에서 20분가량 점심을 먹었다고 증언했다. 전 청와대 조리장은 대통령이 당일 1시쯤 식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하면, 대통령은 12시 40분경부터 20분 정도 식사를 하는 동안 TV를 봤다고 추정할 수 있다.

6.
그럼 이때 언론에서는 어떤 보도를 하고 있었을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리한 당시 언론 오보 상황을 보면, 가장 늦었던 방송사의 오보 정정 시간이 11시 50분. 박 대통령이 TV를 보고 있었을 때는 이미 오보가 마지막으로 정정되고도 1시간 가까이 시간이 흐른 상황이다. 그렇다면 왜 12시 40분에 TV로 상황을 보고도 심각성은 3시에 알았다는 걸까?
언론사의 오보 정정과 대통령의 TV시청 시간에는 차이가 있다
7.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심각성을 몰랐다는 진술에 의구심이 생기는 이유는 또 있다. 11시 4분, 청와대와 해경은 통화를 했다. 300명 정도가 세월호 선실에 남아 있어서 못 나오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11시 23분,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박 대통령에게 이 내용을 유선보고 했다. 오전 10시경 서면보고를 시작으로 300명이 구조되지 못했다는 유선보고와 TV를 보고도 심각성을 인지 못 했다는 건가.
세월호 사고 유선보고도 이미 받음
8.
박 대통령이 점심을 먹으며 TV를 보던 그 시간. 안산 단원고에서는 수많은 부모가 타들어 가는 마음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고, 진도 해역엔 세월호가 뱃머리만 남기고 침몰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대통령은 사태의 심각성을 오전에도 몰랐고, 점심에도 몰랐고, 사고 발생 6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
TV는 봤지만 심각성은 모른다는 대통령
(기획·구성 :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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