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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실신' 주장 택시기사, 2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 내

사망·다중 추돌사고를 내고 운전 중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한 택시기사 전모(32)씨가 2년 전에도 차로를 벗어나는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2일) 광주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2015년 2월 2일 오전 9시 10분쯤 광주 남구 주월동의 산부인과 앞에서 택시를 몰던 중 도로경계석과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당시 사고의 충격으로 전씨가 다쳐 입원치료를 받았고, 택시 차체 일부도 파손됐습니다.

경찰은 택시 승객과 현장보행자가 없어 더 큰 인명·재산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이 사고를 내사종결 처리했습니다.

그제 폐지수집 노인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하고 연쇄추돌을 일으킨 혐의로 전씨를 입건한 광주 서부경찰은 그의 사고 이력과 의료기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씨가 몰던 택시는 그제 사고에서도 도로경계석과 부딪히고 나서 사람과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향해 진행방향을 바꿨습니다.

전씨는 1종 보통·대형면허와 2종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등 3가지 종류의 운전면허를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가 2년 간격으로 도로를 벗어나 경계석과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킨 이유에 대해 경찰은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전씨가 제출한 2014년 이후 의료기록을 통해 간헐적으로 복용했던 뇌발작 억제약이 2015년 사고를 계기로 거의 매일 먹는 수준으로 처방됐음을 확인했습니다.

전씨는 경찰에 10여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뇌출혈 수술을 받은 뒤 뇌질환 치료약을 장기간 복용했다고 진술했으나 2014년 이전 의료기록은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제 사고 2∼3일 전부터 몸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자체 판단해 약 복용을 멈췄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택시·운전면허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10여 년 전부터 정상적인 건강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도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택시기사 일을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2014년 이후 의료기록에 뇌발작 진단 명세가 있었음에도 2015년 사고 이후 최근까지는 최소 1차례 이상 택시회사를 옮겼습니다.

경찰은 운전경력이 10년이 넘은 전씨가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면허 갱신을 위한 적성검사를 통과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에서 2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광란의 질주' 사건의 가해 운전자는 뇌질환을 숨기고 운전면허를 갱신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습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회 관계자는 "현행법상 운전면허 취득자라면 브레이크 반응속도 측정 수준의 운전적성 정밀검사만 거치면 택시면허를 딸 수 있다"며 "면허취득 단계에서 건강 상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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