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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만 축내는 식충이" 폭언…착취당하는 인턴들

<앵커>

경기침체에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실업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청년 일자리 사정이 안 좋아서 청년실업률 9.8%, 역대 최고입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고 청년들은 인턴 지원에 몰리는데, 이 인턴직을 놓고도 금수저·흙수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먼저 이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한 중소기업에서 열 달 동안 인턴으로 일했던 대학생 이 모 양.

일주일에 두세 번 야근까지 했지만 한 달 보수는 고작 12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 모 양/대학생 인턴 : (일 끝나면) 밤 10시 11시 정도 되죠. 그쪽(회사)에선 남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니까….]

업무를 잘 못 한다며 폭언에도 시달렸습니다.

[고용 업주 : 밥값만 축내는 거야, 이건 진짜로 식충이, 식충이!]

또 다른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박 모 양은 성추행까지 당하며 지난해 10월 결국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박 모 양/대학생 인턴 : (기업주가)어깨를 계속 만지시거나, 뒤에서 ○○씨 이러면서 어깨 얹고 하는 그런 경우도 있었고…의자를 완전 옆으로 끌고 오셔서 몸이 닿는 경우도 많았죠.]

대학 산학프로그램은 일정 기간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제도입니다.

인턴 활동 결과가 학점 취득과 취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반발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학도 학생을 파견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일 뿐, 사후 관리엔 소홀한 게 현실입니다.

[모 대학 산학프로그램 담당 교수 : 이런 저런 얘기 제가 들은 게 없습니다. 진정 몰랐습니다. 도의적인 책임 지겠습니다.]

취업을 꿈꾸며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인턴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

최악의 취업난 속에 착취까지 당하면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제 일,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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