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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동생·조카, 미국 뉴욕서 뇌물 혐의로 기소

반기문 동생·조카, 미국 뉴욕서 뇌물 혐의로 기소
▲ 한국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 72'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동생인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공소장를 보면, 이들은 2014년 베트남에 있는 경남기업 소유 복합빌딩인 '랜드마크 72'를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중동의 한 관리에게 50만 달러, 6억 원의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관리의 '대리인'을 자처한 말콤 해리스라는 인물이 이 돈을 받아갔지만, 이 관리에게 전달하지 않고 본인이 모두 다 써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남기업은 지난 2013년,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1조 원을 들여 베트남에 완공한 초고층빌딩 '랜드마크 72' 매각에 나섰습니다.

당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이 회사 고문이던 반기상 씨를 통해 그의 아들 주현 씨가 이사로 있던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콜리어스'와 매각 대리 계약을 맺고 투자자 물색에 나섰습니다.

콜리어스에는 수수료로 500만 달러, 60억 원을 약속했으며, 빌딩 매각 희망가격은 8억 달러, 9천600억 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반기상 씨와 주현 씨가 중동 한 국가의 국부펀드가 이 빌딩의 매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익명의 중동 관리에게 뇌물을 건네는 방법을 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물은 예술·패션 컨설턴트로서 이 관리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말콤 해리스를 통해 지급됐습니다.

공소장에는 반기상 씨 부자는 2014년 4월, 선불로 50만 달러를 주고 매각 성사 여부에 따라 별도의 2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해리스와 합의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리스는 중동 관리와는 관계가 없는 인물로, 건네진 50만 달러도 해리스 본인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경남기업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했지만, 반주현 씨는 이 돈이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중동 국부펀드의 '랜드마크 72' 인수가 임박한 것처럼 경남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러나 경남기업은 2015년 3월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성 전 회장은 회사 재무상태를 속여 자원개발 지원금을 타낸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이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반주현 씨가 성 회장 측에 제시했던 카타르투자청 명의의 인수의향서가 성 회장 사망 후 위조로 들통 나면서, 경남기업은 반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법원은 지난해 10월, 반주현 씨가 경남기업에 계약서류 조작에 따른 불법행위를 한 책임을 지고 59만 달러, 약 6억 5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주현 씨가 '반기문 총장을 통해 카타르 국왕과 접촉할 수 있다'며 반 총장이 매각 과정에 모종의 역할을 할 것처럼 선전하고 다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그는 지난해 모 언론과의 통화에서 "결단코 반 총장에게 부탁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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