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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조상님들 눈칫밥 드시겠네'…설 앞두고 '밥상 물가' 비상

[리포트+] '조상님들 눈칫밥 드시겠네'…설 앞두고 '밥상 물가' 비상
설 명절을 3주 정도 앞두고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달걀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데다 채솟값도 연일 고공 행진 중입니다. 과일과 고기 물가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면서 '장보기가 두렵다'는 서민들의 한숨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특별 물가조사를 벌이는 품목들이 있는데요, 이를 '성수품(盛需品)'이라고 부릅니다.

성수품에는 사과·배·쇠고기·달걀 등 농축수산물과 쌀·밀가루·식용유 등 생필품, 삼겹살(외식)·찜질방 이용료 등 개인 서비스 품목 등이 포함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설 성수품 및 생필품에 해당하는 27개 품목의 물가는 1년 전보다 평균 9.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치만으로는 얼마나 상승했는지 실감하기 어렵지만,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3%)의 8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특히 채소와 육류, 어류 등 신선식품의 가격이 크게 급등했는데,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차례상 물가'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한 끼 식사 차리기도 부담스럽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매일 밥상에 오르는 반찬 재료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 값 상승 그래픽
주요 신선 식품의 가격을 살펴보면, 무 1개 가격(전국 평균 소비자 판매가)은 지난 6일 기준 3,096원으로 지난해 1,295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추 값 상승 그래픽
다른 농산물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배추 1포기는 지난해 2,220원에서 올해 4,354원으로 올랐고, 양배추 1포기는 5,578원으로 지난해 2,407원에서 1년 만에 3,171원이 치솟았습니다.
깐마늘, 대파, 콩나물 등 가격 상승 그래픽
깐마늘, 대파 등 주요 양념류도 평년대비 30% 이상 올랐고, 콩나물 가격도 17%나 급등했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AI)로 품귀 상태인 달걀을 비롯해 돼지고기, 소고기, 생선 등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심상치 않습니다.
달걀 가격 상승 그래픽
AI 여파로 지난해 5,359원이던 달걀 1판(30개) 가격은 지난 6일 기준으로 8,960원을 돌파했습니다. 전통시장에서는 1판 기준으로 1만 원이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수급이 원활한 대형마트의 달걀 가격도 8,000원대에 육박했습니다. 한 대형마트는 지난 7일부터 달걀 1판 가격을 7,290원에서 7,990원으로 9.6% 추가 인상했습니다. 최근 한 달 새 다섯 번째 인상입니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농산물에 비해 상승률이 크진 않지만, 단가 자체가 높아 소비자들의 체감 상승폭이 큽니다.
육류 가격 상승 그래픽
한우 등심(1등급 100g) 가격은 7,821원으로 평년 가격인 6,362원보다 1,459원 올랐습니다. 미국·호주산 등의 수입 소고기 역시 6~13%가량 가격이 뛴 상태죠.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100g)은 1,887원으로 1년 전보다 5.4% 증가했습니다.

수산물 중에서는 오징어, 갈치, 굴 값이 예년보다 비쌌습니다. 갈치는 마리당 9,759원, 평년 2,597원 정도였던 물오징어 가격도 14.5% 비싼 2,974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신선식품 가격 증가도 문제지만,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라면값 인상에 이어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 과자, 빵, 맥주, 탄산음료 등 주요 소비재 품목도 가격이 올랐습니다.

■ 차례상 물가도 범상치 않다

소비자들이 주로 장을 보는 품목들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승 추세가 계속된다면, 차례상 차리기도 부담스럽다는 게 소비자들의 입장입니다. 오죽하면 '조상님들 눈칫밥 드시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가격 통계를 기준으로 무, 배추, 양배추, 당근, 갈치, 달걀 6개의 신선식품을 산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장 보는데 드는 비용은 1만 9,851원입니다.

2만 원 안에서 장보기가 가능했죠. 하지만 올해는 주요 품목 가격이 올라 같은 품목으로 장을 보면, 두 배에 가까운 3만 7,770원을 내야 합니다.

이런 상승추세라면, 차례상 물가에는 얼마나 영향을 줄까요? 차례상에 자주 오르는 동그랑땡을 만드는데 얼마가 드는지 계산해보겠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소비자원의 1월 6일 자 가격 정보의 평균가를 기준으로 계산했으며, 업체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소금과 간장 등의 조미료는 가정에 갖추고 있을 때 기본적인 재료로 동그랑땡 4인분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식용유, 밀가루, 두부 1모, 양파 1개, 당근 1/4 개, 돼지고기 300g, 소고기 150g, 달걀 2개, 다진 마늘, 다진 파 등이 필요합니다.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등에서 살 수 있는 양을 기준으로 계산해보겠습니다.

식용유 1통, 밀가루 1kg, 두부 1모, 양파 1망, 당근 100g, 삼겹살 300g, 한우등심 150g, 달걀 1판, 마늘 100g, 파 500g을 장바구니에 담아볼까요?
*그래픽
[2016년 1월 6일]
식용유(1통) 4083원
밀가루(1kg) 1457원 
두부(1모) 3626원
양파(1망) 4224원
당근(1kg) 2430원 (100g기준 약 243원)
삼겹살(100g) 1791원 (300g기준 5373원)
한우등심(100g) 7764원 (150g기준 약 11646원)
달걀(30개 1판) 5359원
마늘(1kg) 9867원 (100g 기준 약 987원)
파(1kg) 3700원 (500g 기준 1850원)

3만 8848원
*그래픽[2017년 1월 6일]식용유(1통) 4460원밀가루(1kg) 1394원두부(1모) 3534원양파(1망) 3594원당근(1kg) 6026원 (100g기준 약 603원)삼겹살(100g) 1887원 (300g기준 5661원)한우등심(100g) 7821원 (150g기준 약 11732원)달걀(30개 1판) 8960원 마늘(1kg) 10517원 (100g 기준 약 1052원)파(1kg) 3888원 (500g 기준 1944원)4만 2934원

동그랑땡 재료에는 밀가루나 두부 양파 등 가격이 전년도와 비교하면 하락한 항목이 포함돼 있는데도, 4,100원가량을 더 내야 4인분의 동그랑땡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설 명절까지 남은 3주간 가격이 더 상승하거나 과일, 생선, 떡 등 차례상에 올라가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추가로 구매한다고 생각하면, 소비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안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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