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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동물 병원 잘못 가면 비용 8배'…천만 반려인의 고민

[리포트+] '동물 병원 잘못 가면 비용 8배'…천만 반려인의 고민
(사례1)
A씨는 두 달 전에 포메라니안을 분양받았다. 털이 풍성하고, 생김새가 예쁘다는 이유로 분양가는 150만 원. A씨는 생각보다 높은 분양가에 놀랐지만, 반려동물 판매 가격에는 정확한 기준이 없어 150만 원인 이유를 따져 물을 수 없었다.
사례1
(사례2)
B씨는 갓 태어난 강아지 예방접종을 위해 2주마다 동물병원을 방문하는데, 갈 때마다 5만 원 이상 들고 있다. B씨는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 병원에선 절반 가격에 접종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옮길까 고민 중이다.
사례2
(사례3)
C씨는 반려견인 푸들의 슬개골이 탈구돼 수술이 필요하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다. 각종 검사를 하는데 돈이 들었지만, 수술비로 180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 여기에 입원비는 또 따로 내야 한다는 병원의 통보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례3
■ 대한민국 5분의 1 '펫팸족'…그들의 고민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1.7%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애완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인 '펫팸족'이라는 말이 나오는 데 이유가 있었던 거죠.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도 증가 추세입니다.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경제적인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한 시장조사전문기업이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관련한 인식을 조사했더니 월평균 반려동물 양육비용은 5만~10만 원(30.2%) 또는 10만~15만 원(19.2%)이 들어가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양육경험자 10명 중 3명(32.1%)은 반려동물 양육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습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반려동물 양육 비용의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 같은 주사를 맞아도, 가격은 8배 차이?

소비자교육중앙회가 서울과 인천, 광주, 대구, 부산 등 6대 광역시의 반려동물 판매업소와 동물병원, 장례식장 등 15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 판매비용과 병원비가 병원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려동물 판매가격은 같은 종을 따졌을 때,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최소 66%에서 475%까지 났습니다. 조사대상 중에는 포메라니안의 가격 차가 가장 컸는데, 포메라니안 암컷의 최고가는 230만 원이었고 최저가는 40만 원이었습니다.
예방접종 최대 8배
예방접종비는 무려 8배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려동물 초진료의 경우, 최고가 2만 원, 최저가 3천 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재진료의 경우도 최고가가 1만 6천 원, 최저가가 3천 원으로 역시 차이가 컸습니다.

검사 비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병원에 따라, 일반혈액검사 400%, X-ray 일반 400%, 복부 초음파 300% 등으로 가격 차이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광견병 예방주사 최저가는 5천 원, 최고가는 4만 원으로 가격 차가 컸고, 이외에도 대부분의 진료 항목에서 4배에서 7배가량 가격 차이가 났습니다.

병원비와 각종 서비스 비용 차이로 인한 부담은 반려인들도 실감하고 있었는데요, 20세 이상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 병원비에 대해서는 70.7%의 응답자가 비싸다고 답했습니다.
반려동물 양육비 부담
미용비에 대해서는 58.1%, 반려동물 용품에 대해서는 53.2%, 사료와 간식에 대해서는 45.9%가 각각 비싸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런 가격 차이를 알고 있는 반려인들은 발품을 팔아 저렴한 병원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 동물병원 찾는 사람 더 늘어갈 텐데…

반려동물의 병원비나 서비스 비용의 차이가 크다 보니, 동물병원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지난 1999년, 동물병원 진료비를 규제하는 동물의료수가제가 폐지됐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동물의료수가제 폐지는 자율 경쟁을 통해 진료비를 내리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중구난방으로 진료비를 받는 데다 오히려 더 비싸게 받는 곳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7월부터는 반려동물에 이상이 생기면, 무조건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나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자가 치료를 하던 반려인들의 진료비 부담이 늘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7월 1일부터 자가진료 행위 금지
일각에서는 부담스런 진료비나 검사비 문제를 그대로 놔둔 채 자가 치료가 금지될 경우 사회적 문제가 되는 반려동물 무단 유기 행위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는데 맞춰 관련 기준과 제도 등이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교육중앙회]
"예방주사 가격에 따라 효과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거나 구매할 때는 계약서 교부를 강화해야 하며, 반려동물 관련 비용이 소비자에게 부담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정확한 가격 정보 제공이 필요합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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