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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평균연령 21.3세' 리버풀이 자초한 '살인일정의 악순환'

[취재파일] '평균연령 21.3세' 리버풀이 자초한 '살인일정의 악순환'
잉글랜드 FA컵 축구 64강전에서 ‘프리미어리그 2위 팀‘ 리버풀이 안방에서 ’4부 리그 팀(리그 2)‘ 플리머스 아가일과 득점 없이 비기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단판 승부로 끝냈어야 할 토너먼트 경기에서 비기면서 리버풀은 다음 주(18일) 플리머스와 재경기를 원정 경기로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박싱데이 기간(12월 26일부터 일주일 사이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힘겹게 넘긴 뒤 약팀을 상대로 졸전을 펼치면서 또 다시 힘을 낭비하게 됐습니다.

이변이 함께해서 더 흥미로운 FA컵이지만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지나치게 안이한 대처로 이변을 자초해 팬들은 물론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 평균 연령 21.3세…역대 최연소 리버풀의 한계

클롭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어린 선수들로 선발진을 구성했습니다. 그런데 어려도 너무 어렸습니다. 17살 팀내 최연소 공격수 벤 우드번을 비롯해 10대 선수를 5명이나 포함시켰습니다. 선발 가운데 최고령인 29살 루카스 레이바를 제외하면 25세 이상 선수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선발진 평균 연령은 21.3세. 영국 언론들은 리버풀 역사상 최연소 선발진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하부 리그팀을 상대하는 프리미어 리그 팀들이 2진급으로 선발진을 구성하긴 하지만, 이번엔 지나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4부 리그팀’을 얕잡아 본 클롭 감독의 오만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또 가장 큰 규모의 컵 대회인 FA컵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도 이어졌습니다.

어린 리버풀은 그래도 4부 리그팀 플리머스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했습니다. 볼 점유율은 7대 3을 기록했고, 슈팅수에서도 20대 2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경험 없는 선수들은 조직력과 득점력에서 많은 허점을 보이며 득점 없이 비겼습니다. ‘명문’ 리버풀과 원정 경기에서 수비에 집중하다 역습을 노릴 수밖에 없었던 플리머스로서는 최고의 성과였습니다.

● ‘살인 일정’의 악순환…클롭 “선발 구성은 나의 결정..실수 없었다.”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선발진 구성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며 “결코 (팀 구성)에 실수는 없었다.”고 단호하게 밝혔습니다. 클롭 감독이 이처럼 무모하리만치 어린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원인은 ‘박싱데이’부터 계속된 살인 일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리버풀은 크리스마스 다음날부터 일주일 간 3경기를 펼치는 박싱데이를 가장 늦게 시작했습니다. 12월 28일(한국시간)부터 사흘 쉬고 한 경기, 이틀 쉬고 또 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박싱데이 기간 리버풀의 휴식 시간은 143.75시간으로 프리미어 리그 20개 팀 가운데 19번째로 짧았습니다. 휴식 시간이 가장 길었던 첼시의 223시간보다 무려 3일 이상 덜 쉬는 살인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결과는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세 번째 경기에서 선덜랜드와 비기긴 했지만, 강팀 맨체스터시티를 꺾으면서 승점 7점을 보태 리그 2위로 올라섰습니다. 이어서 찾아온 FA컵. 4부 리그팀과 64강 홈경기에서 클롭 감독은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줘야했고, 그래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리버풀 클롭 감독의 나름 과감했던 선택은 최악의 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재경기가 다음 주 주중(18일)으로 잡히면서 이번 달 남은 기간 1주일에 거의 2경기씩 치러야하는 또 한 번의 살인 일정을 버텨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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