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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日 소녀상 보복조치 발표 당일…아베 총리 일정은?

[월드리포트] 日 소녀상 보복조치 발표 당일…아베 총리 일정은?
지난 6일 일본 정부는 부산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4가지 보복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당면 조치'라고 표현했고, 일본 언론은 '대항 조치'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4가지 조치를 스가 관방장관의 발표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요, 1) 부산 총영사관 직원들의 부산시 관련 행사 참가 보류 2) 주한 일본 대사와 부산 총영사 일시 귀국 3) 한일 통화스와프 협의 중단 4) 한일 고위 경제협의 연기 입니다.

보복 조치가 발표된 6일 일본 정부는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일본 신문들은 매일 그 전날 아베 총리의 동정을 시분 단위로 게재합니다. 6일 아베 총리 일정을 7일자 산케이 신문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해설] 표시를 통해 개인적인 해설과 추정도 달아보았습니다.
아베 총리 6일 오전 일정(산케이신문)
<아베 일지-6일 금요일>

[오전] ▶ 9시 정각 도쿄 시내 사택에서 출발, 9시 13분 관저 도착.
[해설] 일본의 총리 관저는 관저(업무공간)과 공저(생활공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관저에 도착했습니다. 즉, 출근을 한 겁니다.
일본 총리관저 내 관저(오른쪽)와 공저(왼쪽) 구분
▶ 9시 40분-10시 8분 바이든 미 부통령과 전화회담.
[해설] 이 전화는 바이든 미 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이뤄졌습니다. 지난 4년 간 미일 동맹을 평가하는 회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다음과 같이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이 '미국 정부로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 합의를 지지하고, 그것이 양국에 의해 착실히 이행되길 강하게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고, 아베 총리는 '한일 양 정부가 책임을 갖고 실시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하고, 그것에 역행하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 10시 10-19분 각의.
[해설] 여기서 보복 조치를 최종 결정했습니다. 각의 시간이 9분에 불과한 것으로 봐서 사전 논의가 있었고, 이 자리에선 최종 결정했을 겁니다. 각의가 끝난 직후 10시 30분 스가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 나와 '소녀상 보복 조치'를 발표합니다.
스가 관방장관, 6일 오전 10시반 보복조치 발표
▶10시 23-28분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과 면담.
[해설] 한일 통화스와프 협의와 고위급 경제 협의 중단에 따른 향후 영향과 전망 등을 짧게 언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0시 30-40분 원자력규제청 관계자 회의
▶10시 41-50분 세계경제포럼을 향한 비디오 메시지 녹화
▶10시 56분-11시 32분 요코이 유타카 중국 대사, 가네스기 겐지 아시아대양주국장 회의
[해설] 회의 시간이 37분에 이릅니다. 중국 항공모함의 남중국해 훈련 등이 중요 이슈였겠지만, 가네스기 국장이 위안부 협의의 실무담당자인 만큼 북한의 ICBM 발사 위협과 한일 갈등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습니다.
아베 총리 6일 오후 일정
[오후]

▶12시 48분-1시 20분 모테기 자민당 정조회장 면담
[해설] 꼭 이 면담에 대한 해설은 아닙니다만, 모테기 정조회장은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입니다. 수년 전 만해도 한일의원연맹은 자민당 내 유력 모임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아베 총리도 의원 시절 참여했죠. 현재 일본 측 회장인 누카가 의원의 경우 자민당에서 두 번째로 큰 파벌을 이끌고 있습니다. 의원연맹 상임간사였던 니가이 의원은 지난해 자민당 간사장에 임명됐습니다. 하지만, 한일 관계 악화로 연맹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니가이 간사장은 최근 "10억 엔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강경 발언까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친한은 아니더라도 지한파 의원들까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1시 24분-2시 2분 외무성 아키바 다게오 외무심의관,  아키타 남부아시아부장 면담
[해설] 역시 긴 회의입니다. 이번 주 아베 총리의 호주-동남아시아 순방의 준비 회의로 알려졌습니다.
▶4시 10-36분 국가안전보장국장, 외무성 총합외교정책국장, 방위성 방위정책국 차장,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우리의 합동참모총장).
[해설] 안보분야 국가 고위급 회의인데, 16분간만 이뤄졌습니다. 합참이 참석한 것으로 볼 때 실무 군사 작전, 거기에 외교 문제가 얽혀있는 이슈인 듯합니다. 아시아 지역 담당자들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남부 수단에 파견된 자위대의 평화유지군 활동 문제가 아닐지 추측해봅니다. 자위대는 지난달 12일부터 출동경호 등의 임무 시 총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무기 수입이나 수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4시 40분-5시 22분 미국 투자자 조지 소로스, 아데어 로드 터너 전 영국 금융감독청 장관, 일본 재건이니셔티브이사장 면담
▶5시 31분 관저를 출발(퇴근)
아베 총리, 8일 NHK '일요토론' 방송 장면
▶5시 35분 NHK 방송회관 도착해 보도프로그램 녹화
[해설] 이 녹화는 바로 어제 오전 NHK 토론 프로그램 '일요토론'에서 방송됐습니다. 이 녹화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의 정권이 바뀌더라도 위안부 합의를 실행하는 것은 국가신용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전체 녹화 시간 32분 가운데 1분 13초간 소녀상 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역시 해법보다는 갈등과 압박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면 특별히 원고나 프롬프터를 읽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녹화 당일 일정도 보면 방송 출연 준비라는 것이 특별히 없습니다.
▶6시 19분 NHK 출발
▶6시 40분 시부야 야키토리 식당 '토리후쿠' 도착. 아라이 전 참의원 의원과 아키야마 닛케이영상사 사장과 회식.
[해설] 위 관저 내 회의는 물론, 저녁 회식 식당 이름과 회식 참석자 이름을 모두 공개합니다. 하지만, 엄청난 '보복 조치'를 발표해 놓고, 저녁에 지인들과 회식을 했다고 하니 기분이 좋지 않네요.
▶8시 18분 식당 출발
▶8시 27분 도쿄 시내 사택 도착.

일본의 보복 조치 발표로 한일 관계는 일촉즉발의 갈등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베 총리의 일정을 살펴보면 매우 차분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발표 당일보다는 사전에 많은 논의가 이뤄진 느낌입니다. 일본에선 보통 결정 직전 치열한 토론을 하기 보다 사전에 관련자들의 의견을 조율해두고, 결정은 부드럽게 마무리하는, 이른바 '네마와시' 절차를 거칩니다.

12월 31일 부산 소녀상 제막식을 기점으로 봤을 때 신년 연휴 기간 일본 정부 각 부처들이 상당한 의견 조율을 했을 겁니다.  조용히 치밀하게 준비하는 일본 정부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일본 언론들은 "그동안 위안부 문제는 외무성이 주도하고, 총리 관저가 마지못해 따라가는 형태였는데, 이번 결정은 총리 관저가 결정하고, 외무성도 동의를 하는 형태였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소녀상 이슈는 앞으로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북 문제를 고려할 때 한일간 뿐 아니라,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의견 교환도 필요할 겁니다. 우리 정부와 우리 국민이 모두 장기적 전략과 단기적 국익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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