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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中 보복 부른 사드…다시 보는 사드의 실체

[취재파일] 中 보복 부른 사드…다시 보는 사드의 실체
중국이 주한미군의 고고도 요격체계 사드(THAAD) 배치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노골적으로 보복을 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대응을 선포했습니다. 사드가 연내 한반도로 들어오기에 앞서 한중 간에 큰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쥐고 흔들 패가 다양한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중국을 압박할 수단이 빈약해 결과는 뻔합니다.

사드를 들여오는 주체는 미국인데 중국은 우리나라에 시비를 걸고 있는 지금의 상황. 사드는 지난 2014년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반도의 배치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했습니다. 미국이 먼저 원한 일입니다. 미국이 선제적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자고 우리나라에 공식 요청하고 우리나라는 못 이기는 척 미국과 협의한 끝에 배치를 결정했다면 중국은 우리나라를 상대로 드잡이를 못했을 것입니다.

작년 2월 북한이 사드와는 아무 관계없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자 우리 정부가 먼저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사드 배치의 주체를 자처하는 바람에 중국은 마음껏 우리나라를 공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동참을 견인하기 위한 카드로 사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있지만 유엔 대북제재의 주역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작년 미중 외교장관 담화문에서 실토했듯이 대북제재는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할 뿐 효과도 없는' 전술이 된 지 오래입니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대리전을 해주는 덕분에 미국은 편안히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게 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금도 사드가 뭔지 제대로 파악도 못하면서 중국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군은 사드가 13회 요격 시험에서 13회 성공한 획기적인 지대공 미사일이고, 레이더의 빔도 5도 이상의 각도로 허공에 조사돼 주민들에게는 전자파가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중국의 보복으로 사드가 다시 깨어나고 있으니 덜 알려진 사드의 실체를 들춰보겠습니다.

● 요격 시험 13회 모두 성공?…“51회 중 43회 성공”

미국 미사일 방어청(MDAㆍMissile Defence Agency)은 작년 12월 업데이트한 탄도 미사일 방어 요격 비행시험 기록(https://www.mda.mil/global/documents/pdf/testrecord.pdf)이라는 자료를 통해 미군 요격체계의 시험 성적을 공개했습니다. 대상은 사드 뿐 아니라 SM-6와 SM-3 같은 이지스 BMD(탄도미사일 방어체계ㆍBallistic Missile Defence), 지상기반 중간단계 요격 시스템(GMDㆍGround-based Midcourse Defence), 패트리엇을 망라했습니다.

MDA는 GMD 요격 시험을 1999년부터 17회 시도해서 9회 성공했고, 이지스 BMD는 2002년부터 40회 시도해서 33회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사드는 13회 시험에 '백발백중' 13회 성공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GMD, 이지스 BMD와 달리 사드는 상대적으로 최근인 2006년 기록부터 계산됐습니다.
탄도 미사일 방어 요격 비행시험 기록 / MDA 홈페이지 발췌
탄도 미사일 방어 요격 비행시험 기록 / MDA 홈페이지 발췌
사드는 2006년 이전에도 요격 시험을 했습니다. MDA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13회 요격 시험의 상세 내역도 올렸는데 2008년 6월 시험 기록을 보면 “이번 시험이 2001년부터 43회 시도 중 35번째 성공”이라고 돼있습니다. 요격 시험 실패가 없다던 사드도 2001년부터 2005년 사이에 요격 시험 8회 실패의 기록이 있다는 뜻입니다. 사드는 요격 시험 13회 모두 성공한 것이 아니라 51회 중 43회 성공했습니다. 요격 성공률이 점점 높아져 현재는 80%를 넘어섰지만 한미 양국 군이 주장하듯 100%는 아닙니다.
탄도 미사일 방어 요격 비행시험 기록 / MDA 홈페이지 발췌
미국이 GMD와 이지스 BMD는 각각 1999년, 2002년 기록부터 정리해서 발표하면서 왜 사드만 유독 실패의 역사는 건너뛰고 2006년 6월 이후 기록만 내놓을까요? 사드의 성능을 부풀리려고 실패 기록을 세탁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 사드의 전자파…“메인 빔 외에 사이드 빔도 있다”

군은 사드의 레이더인 AN/TPY-2의 빔이 최소 5도 각도 이상으로 조사되기 때문에 레이더로부터 100m 밖은 전자파로부터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미 육군 교범에 따른 설명입니다. 하지만 미 육군 교범은 3,600m까지를 ‘Uncontrolled Personnel Keep-out Zone’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레이더 가동 여부를 알 수 없는 민간인의 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뜻”이라며 “레이더가 가동되면 3,600m까지는 전자파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풀이한 바 있습니다. 국내의 군용 레이더 전문가들은 3,600m 구역에 대해 “메인 빔이 아니라 '사이드 빔'의 구역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드의 레이더 ANTPY
전자파 논란을 빚은 빔은 메인 빔입니다. 레이더는 추적 대상을 쫓기 위해 메인 빔을 조사합니다. 동시에 레이더를 중심으로 사이드 빔이라는 전자파가 마치 코스모스 꽃잎 모양으로 발산됩니다. 최소각이 5도 이상이 돼서 100m 밖이면 지상 수십m 높이를 지나가는 메인 빔과 달리 사이드 빔은 지표면을 따라 사방으로 퍼집니다. 물론 전자파의 강도는 메인 빔보다 상당히 약하지만 사이드 빔의 전자파도 가까이에서 쐬면 인체에 유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는 군에 AN/TPY-2의 사이드 빔이 어느 정도 발산되는지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국내의 유력한 군용 레이더 제작업체의 관계자는 “사이드 빔과 3,600m가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며 “업계 관례상 AN/TPY-2를 만든 레이시온이 미군에게도 영업기밀인 사이드 빔의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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