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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53살에 얻은 '첫 직장'…국회 청소 노동자들 이야기

꿈에 그리던 사원증을 받고 기뻐하는 이들은 바로 국회 청소 노동자들입니다. 이 사원증 하나를 받기 위해서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평생 살림만 하던 조승교 씨는 53살에 첫 직장을 얻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현장에서의 근무환경은 많이 열악했습니다.

새벽 6시부터 8시간 일을 하는데 정해진 휴식 시간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고, 동료 한 명이 힘들어서 잠깐 대기실에 앉아 있으면 근무 태만이라면서 단체 기합을 받기도 했습니다.

군대 같은 느낌의 딱딱한 분위기 속에 위에서 죽으라면 죽는 시늉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바로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국회 청소 노동자들입니다.

부당한 일에도 그냥 참고 견디며 의견조차 내지 못하다가 6년 전 노조가 생기며 이들도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던 지난 2013년 국회에서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논의가 나왔지만, 직접고용을 하면 툭하면 파업하고 관리가 되겠냐는 반대 목소리에 밀려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청소 노동자들은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끼며 열심히 일했고, 의원님을 볼 때마다 직접 고용에 대해 계속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우여곡절 끝에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달 초 드디어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요, 생일 때보다 더 많은 축하문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지난 월요일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이 정규직 신분증을 발급받은 이들에게 큰절을 하기도 했었죠. 승교 씨는 앞으로 많은 청소 노동자들이 해고 걱정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하네요.

▶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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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허리 쪽에 생긴 큰 흉터를 가릴 수 있는 작업이 가능한지 물어보는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어떤 작업을 말하는 걸까요?

여기 있던 흉터가 이렇게 근사한 토끼로 변했습니다. 흉터가 어디에 있었는지 이제는 알아보지 못할 정도인데요, 이 작업을 해준 사람은 바로 타투이스트 화윤 씨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캔버스 대신 피부에 그리는 타투의 매력에 빠졌고 이 재능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흉터 주위에 타투를 그려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커버업 타투'를 이용해서 무료로 시술을 하는 건데요, 가수 효린 씨가 수술 자국을 가리기 위해 이 시술을 하면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기도 했었죠.

SNS로 사연을 받는 화윤 씨에게 어릴 적 화재로 허벅지에 화상을 입거나 교통사고 수술 흉터 때문에 반팔 옷을 입지 못한다는 등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손만 거치면 눈에 띄는 화상 자국도 근사한 작품으로 변신합니다. 시술 참여자는 예전엔 흉터를 보는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줄었는데 이젠 가리지 않고 당당히 다닐 수 있어 좋다고요.

화윤 씨가 지난해부터 무료로 타투를 그려준 사람은 모두 14명인데요, 요즘에는 안부도 주고받으면서 친구로 또 지낸다고 하네요.

많은 사람들이 타투를 받고 마음의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고요. 국내에선 아직까지 타투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는 게 현실입니다.

미국이나 호주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문신을 의료 행위로 보고 타투를 불법시술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그는 마음의 상처까지 아물게 하는 타투를 떳떳하게 할 수 있는 날을 기원한다고 합니다.

▶ 흉터를 의뢰받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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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시는 이분은 바로 강아지 훈련사로 유명한 강형욱 씨입니다. 지금은 노련한 전문가지만, 강아지를 이해하고, 또 교육 시키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어린 시절 그에게 강아지란 불쌍하고 가련한 존재였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강아지 공장을 운영해 그곳에서 강아지들이 강제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걸 보게 된 겁니다.

처음엔 무서웠지만, 강아지들이 불쌍해 보여서 직접 사료를 나눠주며 하나둘 보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생겼고 유기견 봉사활동을 하면서 훈련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교육을 받기 시작했는데 훈련이라는 이유로 강아지를 때리고 고문해야 하는 바람에 그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그에겐 이 방법이 훈련이 아니라 폭행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강아지들을 위한 다른 훈련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지난 2007년 호주, 일본 등으로 좋은 교육 방법이 있다는 곳을 찾아다녔는데요, 노르웨이에서 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강아지 교육의 정답을 찾았다고요.

사람도 실수하듯이 강아지도 실수를 할 수 있다고, 강아지를 안 짖게 하는 법이 아니라 왜 짖는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는 조언에 그는 그동안 강압적으로 훈련 시켰던 순간들이 생각나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년 반 동안 강아지 훈련법을 다시 공부했고,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훈련법은 강아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강아지의 행동이 아닌 주인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겁니다.

강아지가 하는 행동들은 모두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올바른 강아지 교육법이란, 강아지를 조금 더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 거라고 하네요.

▶ 강아지 공장에서 꿈을 키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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