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호성 전 비서관이 녹음 했다고 했던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의 대화 내용이 일부 공개가 됐습니다. 대통령과 총리가 할 말들을 최순실 씨가 수시로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10월 말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의 퇴진을 요구합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 수사팀에 외압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 것입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의 녹취 파일에는 당시 최순실이 정 전 비서관에게 야당 공세에 대해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어 법과 질서에 따라 철저히 엄벌을 하라는 얘기를 분명히 언급하라고 주문합니다.
박 대통령은 그해 10월 말 한 달 만에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해 최 씨가 지시한 취지대로 발언합니다.
[수석비서관회의/2013년 10월 31일 : 현재 재판과 수사 중인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확실히 밝혀 나갈 것입니다.]
박 대통령 발언에 앞서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에서도 최 씨의 개입 정황이 드러납니다.
총리 담화를 하루 앞둔 2013년 10월 27일 박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에게 담화 내용을 빨리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을 선생님으로 지칭하며 최 씨와 상의를 했는데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어 따로 정리를 했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알겠다고 받아들입니다.
최 씨가 박 대통령보다 먼저 총리 담화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특검은 정 전 비서관의 녹취 파일을 토대로 최 씨의 국정개입 혐의를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