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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철균측 "김경숙 교수가 '최순실·정유라 잘봐달라' 부탁"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측이 오늘(2일) 같은 대학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 최씨와 정씨를 소개해주며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이 조만간 김 전 학장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 의혹을 정리하기 위한 본격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류 교수의 변호인은 오늘 오후 영장실질심사 직전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습니다.

학점 특혜도니 최씨와 김 전 학장의 부탁으로 한 것이라고 변호인은 주장했습니다.

류 교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를 잘 봐주라고 부탁했다"며 "김 전 학장이 3번이나 요청해 작년 4월 교수실에서 최씨와 정씨를 1분간 만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류 교수 변호인인 "류 교수는 이후 조교한테 정유라 씨를 '잘 봐주라'고 했다고 한다"며 "그 이전까지만 해도 최순실이나 정유라가 누군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류 교수가 김 전 학장의 부탁으로 최씨 모녀를 알게 됐고 사실상 이들의 부탁에 따라 학점 관리를 해줬다는 취지입니다.

김 전 학장은 당시 '정윤회씨 딸이 학교에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이를 이유로 정씨를 왕따시켜 우울증에 걸렸다.

이게 학교에서 생긴 일인데 도와줘야 될 거 아니냐'고 류 교수에게 얘기했다고 변호인은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그래서 류 교수는 정말 우울증이 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변호인은 이어 "류 교수는 김경숙 전 학장이 최순실과 굉장히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며 "김 전 학장이 주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씨의 학점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대학 윗선의 청탁이나 개입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학장 역시 교육부 감사 결과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나 해임 처분과 함께 검찰에 고발된 상태입니다.

김 전 학장은 감사에서 작년 1학기와 계절학기에 출석일수가 모자라는 정씨에게 부당하게 학점을 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김 전 학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며 자신의 개입과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김 전 학장은 정씨의 입시 특혜 의혹에도 연루돼 있습니다.

김 전 학장은 이대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가 추가되도록 힘쓴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승마선수인 정씨의 이대 입학을 도우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남궁 곤 전 이대 입학처장도 국회 청문회에서 "(2015년 9월 입학전형 당시) 김 전 학장이 승마 유망주와 아시안게임 얘기를 하면서 정윤회 씨의 딸(정유라)이 우리 학교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넌지시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류 교수 변호인은 오늘 영장심사에서 전체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죄가 되지는 않는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사자의 부탁으로 답안 작성을 해줘 문서 위조가 될 수 없고 학점을 매기는 것 역시 교수의 고유 업무라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변호인은 취재진에 "수강 학생 2천900명 가운데 270여명이 학점 변경을 요청했는데 그중 100명 넘는 학생들의 점수를 올려줬다"며 "정유라도 그 가운데 하나"라면서 '특혜'나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특검은 조교에게 정씨의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하고 정씨에게 부당하게 학점을 준 혐의로 전날 류 교수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업무방해, 증거위조 교사, 사문서위조 교사, 위조 사문서 행사, 위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2015년 2학기 'K-MOOC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과목을 맡은 류 교수는 독일에 체류 중이던 정씨가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음에도 학점을 준 것으로 특검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류 교수는 지난해 10월쯤 검찰 수사와 교육부 감사가 시작되자 이를 숨기고자 조교를 시켜 정씨 이름의 답안지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성적 파일에 끼워넣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지난달 30일 류 교수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으나 이전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의 진술 내용과 확연히 다른데다 줄곧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튿날 오전 그를 긴급체포했습니다.

류 교수의 구속 여부는 오늘 밤늦게 결정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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