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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러진 '마산의 골리앗'…불 꺼진 조선소 도시

<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외교와 안보가 걱정이지만, 경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 경제의 상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거제도입니다. 조선업이 혹독한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면서 실업자가 쏟아지고 지역경제는 요즘 날씨보다 더 추운 한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혜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성동산업의 골리앗 크레인.

한때 '마산 골리앗'으로 불렸던 지역의 상징물인데, 이제는 루마니아에 팔려 해체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 : 마산의 상징이죠 이게. '마산의 눈물' 여러 가지 얘기들이 많잖아요. 43년의 전통이 역사에서 사라지는거죠.]

중견 조선소들이 몰려 있는 경남 통영 해변, 이곳에서만 조선소 3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크레인 27개가 가동을 멈춘 채 흉물로 변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위치한 거제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양대 조선소의 수주감소와 구조조정 여파로 협력업체들이 줄도산했습니다.

거제지역의 대표적 우량기업이었던 이 회사도 이렇게 공장 가동을 멈추고 문을 닫았습니다.

가동을 멈춘 공장에는 이렇게 덩그러니 장갑만 남긴 채 노동자 300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희망퇴직자 : 말이 희망퇴직이지… 등 떠밀려서 나온 거죠.]

[실업급여 신청자 : 가장이 회사를 그만두니까 가족들이 상당히 불안해 하고요. 초상집 같은 그런 비슷한 분위기….]

가까스로 실직을 모면했어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체불임금이 지난해의 2배, 사상 최대규모입니다.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 : 저희 회사도 썩 좋은 사정은 아니라서 민감합니다, 사람들이 요즘….]

조선업 불황은 동네 상권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연말연시면 불야성을 이뤘던 조선소 주변 가게들 중에는 이렇게 한 건물 전체가 철거에 들어간 건물도 있습니다.

식당에는 빈자리들만 눈에 들어옵니다.

[식당 주인 : 옛날엔 안주 두 개 먹을거 한 개도 다 안 먹는다니까. 없다니까 손님이 아예.]

근로자들이 떠나 불 꺼진 조선소 원룸촌은 쇠락한 공업도시의 쓸쓸함만 가득합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김학모,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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