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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못 해 서러운 '예정자'…유예금만 35억 원

<앵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학점을 다 채우고도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이 1만 7천 명이나 됩니다. 취업이 안 되는 것도 속 타는데, 대학에선 졸업 미루는 데에도 돈이 듭니다.

노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학점을 다 채웠지만, 이 남학생은 두 학기나 졸업을 미뤘습니다.

학기마다 한 과목씩, 모두 120만 원을 수업료로 내야 했습니다.

[대학 졸업 유예생 : 제가 취직을 언제 하게 될지 알 수가 없잖아요. 또 불안감도 굉장히 큰 상태고… 울며 겨자 먹기로 (졸업유예) 신청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 뵐 낯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대학 졸업 유예생 : 고정 비용으로 (한 학기에) 60만 원이 들어간다는 게 저도 굉장히 가족한테 죄송하고, 부담스럽고 스스로도… (학교가) 취업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돈 장사를 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졸업을 유예한 학생은 지난해에만 1만 7천 명에 달합니다.

졸업 예정자가 졸업생보다는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대학 졸업 유예생 : 기졸업자가 나중에 취업하는 데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와중에 대학만 잇속을 챙겼습니다.

전국 148개 대학 중 107개교에서 졸업 유예제를 운영해 학생들에게 모두 35억여 원을 거둬들였습니다.

대부분 학생 신분을 유지하려면 수업을 들으라고 강요했고, 심지어 수업을 듣지 않아도 돈을 받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임은희 연구원/대학교육연구소 : 교원 확보율처럼 재학생 수가 많은 경우에 불리한 지표들이 생기다 보니까 최근에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졸업을 강요하거나 높은 비용을 부담시켜서 불가피하게 졸업을 하게끔 (만드는 겁니다.)]

교육부는 졸업 유예제도를 개선하겠다면서도 등록금은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어서, 학생들은 그게 무슨 개선책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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