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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따기 어려워진다며?…새 시험 앞두고 시험장 '북새통'

운전면허 따기 어려워진다며?…새 시험 앞두고 시험장 '북새통'
한층 어려워지는 새 운전면허시험 제도 시행을 앞두고 현행 제도 아래서 '막차'를 타려는 응시생들이 시험장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제(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은 시험이 어려워지기 전에 면허를 따려는 사람들이 몰려 북적였습니다.

필기시험 접수를 하는 2층은 대기표를 손에 쥐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이미 전남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모든 시험장의 기능시험은 새 제도 시행 전날인 21일까지 모두 마감된 상태여서 이날 시험장을 찾은 이들은 기능시험은 새 제도 아래서 봐야 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온 응시생에게는 시험장 측이 현행 기능시험을 치를 수 있는 지방 시험장을 안내했습니다.

시험장 관계자는 "'지방행'도 불사하겠다는 응시생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습니다.

이 시험장에는 이번 주 내내 지난해 이맘때보다 20∼30% 많은 하루 600∼700명이 응시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지난주에는 응시생 수가 '피크'를 이뤘습니다.

하루 필기시험 접수 인원만 850명을 넘겨 지난해 대비 70∼80% 정도 많았습니다.

대학생 이승우(19)씨는 "아직 기말고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시험이 어려워지기 전에 면허를 따려고 서둘러 왔다"면서 "오늘 기능시험에 떨어졌는데 또다시 응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장인 김지원(25·여)씨는 "어려워진다길래 시험접수를 하러 왔는데 사람이 많아 기능시험은 이미 어려워진 뒤인 23일 이후에나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왕 늦은 것 일단 필기를 먼저 보고 충분히 기능 연습을 해야겠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강서운전면허시험장도 시험 응시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교통안전 교육장에는 응시생들이 입구부터 10m가량 줄을 섰습니다.

기능 연습을 하기 위해 학교를 마치고 바로 교복을 입은 채 면허시험장을 찾은 부천 소명여고 3학년 이모(18)양은 "수능이 끝나고 천천히 운전면허를 취득하려 했는데 시험이 어려워진다고 하니까 서둘러 등록했다"면서 "반 친구들도 다들 빨리 면허를 따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면허시험장을 찾은 서울 금천구 문일고 3학년 방모(18)군도 "시험이 어려워지기 전 면허를 따야 한다는 이야기가 친구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합격증을 든 회사원 정모(29)씨는 "이번에 시험이 어려워진다길래 취득을 해놓는 게 좋을 것 같아 시험에 응시했다. 한 번에 합격해 홀가분하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정씨는 "지금 면허를 가지고 도로에서 바로 운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너무 손쉽게 면허를 취득한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기존 면허시험이 '물면허'로 불릴 만큼 난도가 낮아 교통사고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자 새 운전면허시험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현재 장내 기능시험은 50m만 주행하면서 차량 조작 능력과 차로 준수 여부, 급정지 등만 평가하지만 새 시험에서는 주행거리가 300m 이상으로 길어지고,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경사로, 전진(가속), 직각주차(T자 코스) 등 5개 항목이 추가됩니다.

특히 언덕에서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운전 능력을 시험하는 경사로, 직각주차 능력을 평가하는 T자 코스는 과거 최대 난코스로 불린 항목입니다.

어제(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면허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필기와 장내기능, 도로주행을 모두 더해 총 43만9천832명으로 9월의 36만1천460명, 10월 36만8천475명보다 7만여명이나 많았습니다.

연말은 수능이 끝난 고교생과 방학을 맞은 대학생 등이 많이 찾아 원래 응시생들이 많을 때지만 올해는 이 점을 고려하더라고 부쩍 늘었다고 운전면허시험장과 면허학원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강서의 한 면허학원 관계자는 "경찰 발표 이후 학원에 등록한 사람이 20%정도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직원 천경자씨도 "방학을 맞은 데다 현행 체제에서 시험을 치르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현행 체제에서 기능시험을 볼 수 있는 지방 시험장도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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