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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헬기 총격" 36년 만에 진실 드러나나

"5·18 헬기 총격" 36년 만에 진실 드러나나
▲ 전일빌딩 총탄감식 흔적 (사진=연합뉴스)
 
'5·18 헬기 사격' 논란에 대한 진실이 36년 만에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은 그동안 잇따른 목격 증언에도 "광주에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다"고 부인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광주 전일빌딩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로 상공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실탄 사격 총탄 흔적이 발견돼 진실 규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에서 사격했다는 공식 기록은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진상규명이 시작되면서 국내외에서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고(故) 조비오 신부는 1989년 국회의 광주특위 청문회에서 "80년 5월 21일 오후 1시에서 1시 30분, 2시 정도에 상공에서 헬기 소리와 함께 기관총 소리가 드드득 세 번 울렸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시 적십자대원으로 활동했던 이광영씨와 시민 정낙평씨 등도 같은 증언을 했습니다.

5·18 당시 광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는 1995년 증언록을 펴내 시민을 향한 헬기 총격 등 계엄군의 만행을 고발했습니다.

피터슨 목사는 증언록에서 "5월 21일 오후 3시 30분쯤 계엄군 헬리콥터 3∼4대가 시민에게 총을 난사해 그날 하루 광주기독병원에서만도 사망자 14명과 부상자 100여명이 목격됐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사격은) 사실무근이다. 그 당시 출동한 사실도 없다"며 증언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증언록 공개 직후 수사에 착수했던 검찰도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검찰은 "군 자료상 공중사격 기록을 발견할 수 없었고 광주 적십자·기독·전남대병원의 진료기록부와 관계자 조사에서도 헬기 총격 피해자가 치료받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언은 계속됐습니다.

5·18민중항쟁 부상자회는 1980년 총상을 입었던 40대 여성의 몸에서 추출한 총탄 파편을 미국 무기실험연구소(Forensic Science Consulting Group)에 보내 총탄이 중화기 탄환일 가능성이 크다는 회신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과수는 지난 9월부터 지난 14일까지 3차 조사를 통해 헬기 등 상공에서 실탄 사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견했습니다.

헬기 총격 흔적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 곳곳에서도 탄흔을 찾아내 조만간 보고서를 통해 이를 공식화할 예정입니다.

5·18 단체 관계자는 오늘(15일) "아무리 사실이라고 해도 증거가 없으면 헛말이 된다"며 "이번 조사에서 숨겨져 있던 5·18의 진실이 확인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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