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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춥다 추워!"…기록으로 본 12월 추위

[취재파일] "춥다 추워!"…기록으로 본 12월 추위
춥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막상 닥치니 추위 기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뚝 떨어진 기온도 기온이지만, 바람이 체감온도를 크게 낮추고 있습니다. 오늘(16일)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9.8℃로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낮았고, 체감온도는 영하 15℃ 가까이 내려갔습니다.
 
한파는 중북부지방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오늘은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갔는데, 철원 최저기온은 영하 18.7℃, 파주는 영하 13.4℃를 기록했습니다. 갑작스런 추위에 피해가 우려되면서 경기 북부와 강원 일부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추위가 잠시 심해져 그렇지,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된 최근 40여년은 추운 겨울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살아온 세월의 길고 짧음에 따라 추운 겨울에 대한 기억이 제각각이겠지만 말입니다.
 
● 1927년 12월 31일 서울 최저 -23.1℃…가장 추운 12월 기록 

그래서 기록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100년이 넘는 서울의 관측기록 가운데 12월의 최저기온 기록을 분석했는데요, 그랬더니 가장 기온이 낮았던 날은 89년 전인 지난 1927년 12월 31일이었습니다. 무려 영하 23.1℃를 기록했죠. 그 다음 기록은 같은 해 12월 29일의 영하 20.7℃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40년 동안의 기록을 보면 1976년 12월도 추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12월 27일 서울 기온이 영하 18.5℃까지 내려갔는데, 이 기록은 최근 40년 가운데 가장 낮은 12월 기온으로 남아 있습니다.
 
1976년 12월이 얼마나 추웠는지, 지난 신문을 검색했더니 재미있는 기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동아일보 12월 29일자인데요, 사회면에 강추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 제주공항도 나흘째 결항이 되고 있다는 기사가 함께 실려 있어 당시 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1976년 12월 29일 동아일보 지면
불과 40년 전만해도 제주공항의 시설이 무척 열악했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는데요, 연일 쏟아진 폭설로 활주로에 5cm가량의 빙판이 생겼는데 이 빙판을 치우지 못해 제주와 서울을 잇는 국내선은 물론 제주와 오사카를 연결하는 국외 항공편 모두가 결항됐다는 기사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면 최근 40여년 가운데 가장 추웠던 12월은 언제였을까요? 

평균최저기온이 가장 낮은 해가 가장 추웠다는 가정하에 12월 평균최저기온 추세를 살폈더니 평균최저기온이 가장 낮은 해는 영하 7.4℃를 기록한 1980년과 2005년 2012년으로 나타났습니다. 80년대 초반과 2010년대 초반이 상대적으로 추웠던 것으로 나타나는데 30년 정도의 주기가 두드러집니다.
서울 12월 평균최저기온 (1973~2016)

● 추위, 토요일 오후부터 풀릴 듯…다음 주는 비교적 포근

하지만, 이번 한파도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토요일 오후부터는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추위가 물러갈 가능성이 큽니다. 토요일 추위가 풀리면 다음 주에는 이렇다 할 추위가 없고 비교적 포근한 12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추위가 풀리는 것은 반갑지만, 기온이 오르면 미세먼지가 늘어 걱정인데요, 추위에 눌려 있던 국내의 미세먼지가 대기 중으로 떠오르는 것은 물론 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많은 미세먼지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추우면 추워서 걱정, 추위가 풀리면 미세먼지가 걱정.. 언제쯤에나 걱정 없는 겨울을 맞을 수 있을지,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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