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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파일] 황우석까지 불러 낸 박근혜 줄기세포 미스터리


차병원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줄기세포 규제완화를 박 대통령이 공개 지시하고,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황우석 전 교수까지 움직였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생명윤리를 이유로 규제완화에 강하게 반대한 복지부 과장은 자리를 옮겼습니다. 줄기세포 연구에 핵심적인 비동결 난자 이용 문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진료를 받은 차병원과 황우석 박사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실과 함께 ‘황우석까지 불러 낸 박근혜 줄기세포의 미스터리’를 취재했습니다. 관련 의혹 제기는 오늘 SBS를 통해 생중계되는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계속됩니다.

● 대통령 지시로 경제수석실서 “줄기세포 규제 완화” 회의 소집

지난 4월 28일 서울역에서 이상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비동결 난자 연구 허용을 논의하는 전문가 좌담회라는데, 정만기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 산업통상비서관과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으로 유명한 황우석 전 교수가 등장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연구원은 “비동결 난자 연구 허용 문제를 논의하는, 이렇게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윤리적 논쟁이 있는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를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주관하는 자체가 상당히 ‘뜨악’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십년 이 일에 종사해왔지만, 이렇게 주관 부처인 복지부가 아닌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이런 걸, 회의를 소집하는 자체를 처음 경험했다는 겁니다. (현재 산자부 차관인 정만기 당시 비서관은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의원의 15억원 특혜 예산 지원을 요청한 걸로 드러난 인물입니다. 이번에도 예산 딸 때 함께 담당했던 산업기술평가관리원 PD도 참석했고, 미래창조과학부 생명기술과장도 함께 나왔습니다.) 아래는 회의 참석자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비동결 난자를 사용하는 문제 관련해서 전문가 회의가 있다. 청와대 쪽에. 그래서 전문가로 좀 참여해줄 수 있냐고 복지부 쪽에서 요청을 받았어요. 그래서 회의에 갔더니 주재하시는 분이 경제수석실이고 또 산업통상비서관이여서 명함을 받으면서 깜짝 놀랐어요. 이 비동결 난자를 사용하는 문제는 굉장히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문제와 윤리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원래는 보건복지부 쪽에서 다루는 문제였고 제가 그 회의에 갈때는 보건복지부 쪽에서 요청을 받아서 갔기때문에 당연히 그런 분야에 수석실에서, 아니면 그런 분야의 정부기관에서 하려니 하고 갔는데 경제수석실이라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굉장히 놀랐죠. 어떻게 이런 문제를 경제수석실에서 다루는거지? 이렇게 제가 생각을 했어요. 이게 조금 아닌데., 이거 좀 이상한데. 이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제가 먼저 가서 기다렸는데 회의를 주재하시는 분이 오신다고 해서 보니까 황우석 씨가 입장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참석자를 소개하는데 유전자검사 뭐 치료 관련한 벤처기업에 종사하시는 분, 무슨 바이오 관련한 회사 이런 데에 있으신 분들도 같이 참석한 걸로 기억이 돼요. 이제 그 회의가 이런 굉장히 과학적인 문제와 윤리적인 문제를 그렇게 그 경제적인 논리로 일부의 전문가들한테 물어보면서 이거를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지 않겠나라고 얘기하는 것들이 오고가는데 조금 저는 이건 아니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이 난자를 사용하는 문제는 과학이나 의학의 문제이기 이전에 여성의 인권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경제적인 논리로의 논의 이전에 사회적인 합의를 위한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게 먼저 되어야 하거든요. 근데 그런거 없이 우선적으로 경제적인 논리에서 이 논의가 이루어 진다는 것이 저는 조금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회의 참석자 인터뷰 中)


● “VIP지시 따라 회의 열었다“

회의를 소집했던 정만기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 비서관은, VIP 지시에 따라 관련 상황을 파악해보란 안종범 수석의 지시로 회의를 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아래는 정만기 현 산자부 차관과 SBS와 통화내용입니다.

우리 수석님이 그게 뭔지 우린 왜 늦는지 알아보라 해서 회의를 했습니다. 규제완화 차원에서 신산업 관련 늦으니까 중국 일본에 비해 한국은 왜 늦나 언론에 기사가 나서 알아보라 해서 회의를 열었고, VIP께서 기사 이상한 거 나오면 안 수석한테 얘기해서 파악해보라고 회의한적 많아요. 되게 많죠. 우리 회의 그런거 진짜 많이 했었어요.
-황우석 박사가 전문가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셨나요?
=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런 분야 잘 아시는 분이잖아요. 문외한은 아니잖아요
- 비동결난자 체세포 허용 논의 한다고 전문가들은 갔다는데요
= 저는 그거 잘 몰라요 내용을. 전문가들 말씀하신 거 쭉 보고드리고 끝났다니까요
내용은 제가 잘 몰라요


VIP 지시, 그리고 안종범 수석의 지시에 따라 회의를 열었을 뿐, 전문가가 누구인지도, 논의한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었습니다.

● 박 대통령 직접 나서 “줄기세포 규제 풀라”

회의가 열린 지 한 달도 안 되어 5월 18일 생중계된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는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섰습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비동결 난자 연구 사용 허용은 연구의 재료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윤리적 논쟁이 야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건강이나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를 통해서 논란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이 분야는 우리가 참 잘할 수 있는 분야고 우리 연구 인력도 아주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래서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윤리, 생명 및 연구 윤리 때문에 엄격하면서도 중첩적인 규제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선진국들은 과감한 규제 완화로 앞서가는 사이에 우리는 이제 이런 저런 선입견 때문에 발목이 잡혀서 세계 시장 선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놓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우려들을 많은 분들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규제 완화를 우리가 다른 분야에서도 강조를 하고 있는데 이 분야는 또 특히 속도도 빠르고 부가가치도 높고 그렇기 때문에 관계 부처에서는 이 분야의 선진국들이 푼 규제는 우리도 풀겠다 그런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좀 제도 정비의 틀을 관련 제도의 틀을 재정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학계라든가 산업계, 또 종교계, 시민단체 이렇게 함께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또 국민적인 홍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되리라 생각합니다.

복지부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상당히 전문적인 용어를 대통령이 수차례 언급하며 규제를 풀자고 강조한 걸 이상하게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좀 되게 깜짝 놀랐어요. 비동결 난자라는 말이 그렇게 흔히 사용되는 용어는 아닌데 그렇게 큰 회의에서 논의 된다는 게..."(회의 참석자 인터뷰 中)

그리고 회의에서 강하게 반대 의견을 표명했던 복지부 과장은 6월초 보직을 옮겼습니다.

"이전에 과장님들은 오셔서 1년 넘게들 다 계셨거든요. 그랬는데 이때 과장님은 오신지 한 3-4개월쯤 됐는데, 반대의견을 말하고 6월초에 발령이 났죠. 과장님이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요. 이게 여성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고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선결되어야 한다. 그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어쨌든 그 회의가 있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서 과장님이 갑자기 전격적으로 네. 바뀌셨기 때문에 조금 이건 뭐지? 뭐 이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회의 참석자 인터뷰 中)

● 靑 지시 회의에 황우석까지 등장 “줄기세포 규제 풀라”

줄기세포 연구에 핵심적인 비동결 난자 이용 문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진료를 받은 차병원과 황우석 박사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입니다. 황 전 교수는 2005년 논문조작 사건 이후 연구 지위를 박탈당했고 비동결 난자는 난임 치료를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황우석 박사
"어쨌든 비동결 난자의 사용이 가능해지면 그 연구에 있어서 가장 우선순위가 있는 분이 황우석 씨라서 혜택이 없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겠죠. 회의하는 내내 뭐 저는 그게 가능성이 있고 이런걸 떠나서 그 회의를 주재하시는 분이 황우석 씨랑 나타났을 때 이 정부가 황우석씨하고 어떤 논의를 하고 있다는거가 굉장히 뭐라그럴까...윤리적인 문제? 이런 부분이 조금 문제가 아닌가 뭐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정리는 황우석 씨가 마지막 발언을 하면서 예전에 자기 얘기, 지금 이 연구의 중요성, 그래서 좀 허용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뭐 이정도로 마무리가 됐어요." (회의 참석자 인터뷰 中)


황 전 교수는 2010년부터 정윤회, 최순실 씨 등과 가깝게 지냈다는 말이 나왔고, 정윤회 씨 동생이 있는 회사 관계자와 역술인 이세민 씨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와 친분을 강조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는 전언도 나왔습니다. 황 전 교수가 "VIP와 특별한 관계다. 그러니 이런 비서관과도 나타난거다. 이건 내뜻이 아니고 VIP뜻이다...줄기세포 규제 푸는 건 VIP뜻이다"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는 건데, 황 전 교수는 회의에 참석했지만 이런 발언을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황 전 교수는 이에 대해 "역술인 이세민 씨와는 친분이 돈독하지만, 정윤회, 최순실 씨와는 일면식도 없다. 박 대통령과도 줄기세포 사태 때 서울대병원 입원실에서 마지막 위로 이후에는 11년 동안 통화 한번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소집한 회의에 대해 황 전 교수는 "정만기 당시 비서관과 나란히 입장을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회의 중에 나는 필요없지만, 전 세계 평균 수준으로는 재고를 해가지고 여건과 능력과 업적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모두 풀어주시는 게 좋지 않겠냐는 언급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열린 회의에는 황 전 교수와 함께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벤처기업 대표도 등장했는데, 물론 바이오 업체들이 주가가 많이 뛴 기간이긴 하지만, 이 업체의 주가는 이후 5개월새 3배 이상 뛰었습니다.

그리고 복지부는 지난 7월 차병원의 체세포 복제 배아연구를 조건부로 승인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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