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페이지 넘게 메모…결정적 증거 된 '안종범 수첩'

<앵커>

녹음 파일과 함께 박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또 다른 결정적 증거는 바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 수첩입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수첩엔 대통령 지시사항이 빼곡히 적혀있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수첩이 조선 시대 왕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은 사초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전병남 기자입니다.

<기자>

안 전 수석은 자신의 수첩을 두 부분으로 나눠 사용했습니다.

수서 비서관 회의를 비롯한 일상적 회의 내용은 수첩의 앞에서부터 차례로 적어나갔고, 박 대통령의 직접 지시사항은 VIP라는 표시와 함께 수첩의 뒤에서부터 날짜와 내용을 기록한 겁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쓴 이 부분이 박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 증거가 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안 전 수석의 수첩이 조선 시대 왕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은 사초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순실 씨가 출입허가증도 없이 청와대를 마음대로 드나든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3년 3월부터 11월 사이에만 10차례가 넘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고려하면 청와대를 제집처럼 드나든 횟수는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로 청와대 행정관 차량을 이용해 신분 확인 절차도 없이 청와대를 무단출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 씨도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몇 차례 만난적이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검찰은 2013년 11월 이후론 최 씨가 드나든 흔적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을 연락관 삼아 활동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