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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 없었던 의원들…차분하고 신속했던 표결

<앵커>

오늘(9일)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루어진 국회 본회의장의 분위기는 지난 2004년 표결 당시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미 상당수 의원들이 탄핵안의 가결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 탓인지 차분한 분위기에서 신속하게 표결이 마무리 됐습니다.   

곽상은 기자가 그 분위기를 스케치했습니다.

<기자>

탄핵을 추진하는 야당 의원들과 막으려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던 2004년 탄핵안 표결 당시, 국회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12년이 지난 오늘 국회는 차분하다 못해 고요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국민 방청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표결이 시작됐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대부분 별다른 대화 없이 침묵 속에 기표소로 향했습니다.

일부 의원들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습니다.

투표 용지에 탄핵 찬성을 뜻하는 '가'를 쓰고 인증샷을 남긴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 의원은 물론 여당 의원도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고, 친박 중진 최경환 의원은 끝내 투표를 하지 않고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의원 299명이 투표를 모두 마치고 개표를 기다리는 동안 본회의장엔 숨 막힐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감표를 맡은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의 손가락이 이 팽팽한 긴장을 조용히 깼습니다.

2,3,4, 가결을 알리는 찬성표의 숫자였습니다.

정세균 의장이 탄핵안 가결을 발표하는 순간 의원석에선 마침내 환호성과 안도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가슴이 벅찬 듯 본회의장을 나서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세월호 유족들도 눈물을 훔쳤습니다.

조용한 감격과 차분한 환호, 말을 잃은 탄핵 반대파의 모습까지.

표결이 끝난 뒤 현장도 분노와 원망이 뒤엉켰던 12년 전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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