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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최순실을 위해서라면…대통령의 최순실 챙기기

최순득(최순실의 언니)의 딸 장시호 씨. 그녀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에게 롤모델 같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성악을 전공했던 정유라 씨가 승마로 전향하는데 결정적인 영향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최순실 씨는 조카 장시호 씨를 살뜰히 챙겼다. 그 결과 장시호 씨를 앞세워 이권 챙기기에 나섰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최순실 씨는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 등의 후원금을 받아 동계스포츠 관련 사업에서 이권을 챙길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이번에는 직접 나서지는 않고, 장시호 씨를 전면에 내세웠다. 장시호 씨는 승마 선수 출신으로 동계스포츠 메달리스트와 친분이 있었는데, 친분으로 탄생한 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다.

영재센터가 세워지긴 했지만, 문제는 운영 자금이었다. 자금 마련을 위해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리던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나섰다. 검찰 수사 결과,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은 2015년 7, 8월 경 최순실 씨로부터 "영재센터를 후원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얼마 후 김 전 차관은 "내가 설득해서 삼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계올림픽과 연계하여 영재센터에 후원을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장시호 씨 측이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전달하자, 김종 전 차관은 직접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사장인 김재열 씨를 만나 자금 지원을 압박했다. 검찰 수사 결과, 김종 전 차관은 김재열 사장 등을 만나 "영재센터는 BH(청와대) 관심사다, 잘 도와주라"고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장시호 씨 소유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이 넘는 돈을 지원했다.

최순실 씨의 손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 씨의 레이더망에 들어온 곳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였다. 삼성 때와 같이 자금 지원을 압박할 사람으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나섰다. 김종 전 차관은 최 씨가 GKL이 영재센터를 후원해 달라고 부탁하자, 직접 GKL 대표이사에게 연락해 'GKL이 영재센터에 2억 원을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체육계 대통령'이자 주무부처인 문체부 실세인 김종 2차관의 연락을 받은 이후 GKL은 영재센터에 2억 원을 지급했다. 검찰은 장시호 씨와 김 전 차관을 기업에게 돈을 납부하라고 압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장시호 씨는 "이모가 시켰다"며 검찰 조사와 국정조사에서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공범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었다. 다만, 검찰은 범행의 중심엔 최순실 씨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최 씨를 추가 기소됐다.

최 씨 해외 재산 도피 의혹…그 이유는?

최순실 씨는 자신이 설립한 해외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해외로 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 재단과 별도로 돈을 송금한 비덱스포츠(전 코레스포츠)를 통해다. 비덱스포츠는 최 씨와 딸 정유라 씨가 100%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삼성 이외에 다른 기업에 접근해 돈을 빼내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K스포츠 재단이 80억 원을 추가로 출연하라는 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사업 계획이 부실하고, 돈을 전해달라는 방법도 부적절해 거절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K스포츠 재단은 "SK의 해외 법인을 통해 독일의 비덱스포츠 계좌로 직접 송금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스포츠 재단의 실소유주가 최순실 씨인만큼, 최 씨 측이 SK에 최순실 씨의 해외 페이퍼 컴퍼니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한 셈이다.

한국의 더블루케이와 쌍둥이 회사인 독일 '더블루케이(The Blue K)'도 최순실 씨의 해외 돈세탁 창구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한국의 더블루케이와 마찬가지로 독일의 'The Blue K'의 주요 구성원에는 K스포츠 재단 직원들 이름이 들어가 있다. 대기업들에게 모금한 K스포츠 재단 기금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현재 독일 검찰은 최 씨 소유 비덱스포츠가 사들인 호텔을 돈 세탁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 검찰은 최 씨가 해외로 돈을 빼돌리려 한 이유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당초 검찰은 최 씨가 딸 정유라씨의 승마 교육을 위해 자금을 해외로 반출한 것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액수가 크고 방법도 돈세탁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동기는 드러나지 않았다. 특검이 풀어야 할 숙제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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