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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죽어가는 동안 '헝클어진 머리' 연출했다

<앵커>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의 의혹이 취재를 통해서 조금씩 풀리고 있습니다.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전담 미용사를 불러 머리를 손질했다는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의 해명이 맞다고 해도 1분1초가 급한 그 시각 멀쩡한 머리를 일부러 부스스하게 보이려고 또다시 20분이라는 시간을 허비한 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 대통령의 전속 미용사인 정 모 원장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자신이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했다면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통령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앞두고 민방위 복을 입는 것에 맞춰 일부러 머리를 부스스하게 연출했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 전속 미용사 : 그건 일부러 왜냐면 옷을 그런 옷을 입으시잖아요. 그리고 그때 좀 비상사태였잖아요. (일부러 그렇게 머리를 하신거예요?) 그런거죠.]

SBS 보도가 나간 직후 청와대는 당일 대통령이 머리를 손질한 사실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불과 20여 분에 불과했다며 의미를 축소했습니다.

당일 오후 2시 50분, 박 대통령은 이미 370명이 구조됐다는 내용이 틀렸다는 것을 유선으로 보고받고, 오후 3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지시했습니다. 

미용사는 오후 3시 22분 청와대에 들어왔고, 머리를 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분 정도 걸렸다는 게 청와대의 해명입니다.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불과 5분 거리인 중대본에 오후 5시 15분이 돼서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일부러 부스스하게 손질했다는 바로 그 머리 모양을 한 채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이렇게 참,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나왔는데 가족들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왔다고 했지만, 촌각을 다투는 시간에 머리를 손질했다는 사실은 언론 보도전엔 꽁꽁 감춰뒀습니다.
 
[정성욱/세월호 유가족 : 대통령한테는 그게 20분일지 몰라도. 그 20분 저희한테는 생지옥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이 두 눈으로 지켜봤다는 게 저희한테는 지옥이고 한입니다.]

청와대는 사고 966일 만에 7시간 가운데 겨우 20여 분에 대해서만 감춰뒀던 진실을 실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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