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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청와대서 3년 동안 쓰인 탈모 치료제의 정체

[리포트+] 청와대서 3년 동안 쓰인 탈모 치료제의 정체
프로스카. 많은 사람에게는 낯선, 하지만 탈모로 고생하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이 약물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바로 청와대에서 이 약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쓰여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프로스카 / 출처: gettyimage
청와대에서 이 약물이 얼마나 많이, 오래 쓰였는지 짚어보기 전에, 일단 이 약물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프로스카의 주성분은 '피나스테리드'입니다.

이 성분은 원래 탈모증 치료제로 개발됐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연구 과정에서 이상한 부작용이 발견된 겁니다. 바로 머리털을 나게 하는 부작용이었습니다. 결국 의외의 결과를 활용한 '프로페시아'라는 약이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프로페시아가 아닌 '프로스카'를 탈모 치료제로 쓰는 걸까요? 바로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프로스카에는 주성분 피나스테리드를 1정에 5mg을 포함하고 있는데, 프로페시아에는 1mg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두 약의 1정당 가격은 비슷합니다. 같은 돈으로 프로스카를 사면 프로페시아 5통을 사는 효과와 같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프로페시아 대신 프로스카를 사서 쪼개어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론상으로는 1mg으로 5등분 하면 되지만, 사람들은 4등분을 내서 먹고 있습니다.

잘려진 조각에 골고루 1mg 이상의 피나스테리드가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인데요, 심지어 약 절단기까지 소개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자 이제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 볼까요? 다음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입수한 '청와대 의약품 불출 현황'에서 프로스카가 처방되어 사용된 것만 모은 리스트입니다.
프로스카 사용내역 표
프로스카 사용내역 표
보시는 것처럼 프로스카는 대부분 4등분 되어 처방되어 있습니다. 즉 전립선 비대증 치료가 아닌 탈모증 치료제로 사용됐다는 겁니다.

지난 2013부터 지난달까지 이렇게 많은 탈모증 치료제는 도대체 누구에게 처방된 걸까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청와대가 국민의 세금으로 탈모치료제를 구입했고 프로스카정의 경우 탈모치료제로 사면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가격이 비싸고,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사면 가격이 싸진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의원은 또 "탈모 치료환자에게 전립선 비대증 치료 처방전을 내는 행위는 현행 의료법 위반"이라면서 "약을 정기적으로 받아간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공교롭게도 차은택이 대머리고 일주일에 2회 정도 청와대를 출입하며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말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사서 사용한 청와대 의약품이지만 아직도 청와대는 이 의약품이 정확히 누구에게 쓰였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 디자인 : 안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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