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앞두고 티셔츠는 정치 캠페인의 첨병으로 활약했습니다.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온 뒤, 뉴욕에서 트럼프 반대 티셔츠를 입고 길거리에 나타났죠.
그런가 하면 유명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힐러리 지지 티셔츠를 직접 디자인했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이기도 한 패션 잡지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이 티셔츠를 입고 마크 제이콥스 패션쇼에 참석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패션 여왕이 힐러리의 손을 들어줬다.”고 대서특필했죠.
영화 '킹스맨'의 배우 콜린 퍼스는 국민투표를 며칠 앞두고 EU 잔류를 지지하는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습니다.
티셔츠를 통한 패션계의 정치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적 슬로건을 넣은 티셔츠는 지난 1960-70년대 ‘히피’ 문화가 등장하면서 활기를 띠게 됐습니다.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며 ‘No War', 'Peace' 같은 문구를 새긴 티셔츠가 젊은이들의 가슴을 채웠습니다.
그 뒤 패션 디자이너 캐서린 햄넷은 전 세계적으로 슬로건 티셔츠 열풍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1984년 영국 최고의 디자이너 상을 받는 자리에 정장 대신 자신이 디자인한 슬로건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겁니다. 햄넷은 ‘58% 국민은 핵탄두 미사일은 원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고 대처 전 총리를 만났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인기몰이를 하는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주인공 전지현은 무인도에서 섬뜩한 문구가 쓰인 티를 주워 입고 나타납니다.
“아직도 제 입장을 모르시겠다면 이렇게 쉽고 친절히 말해주는 수밖에 없다"는 티셔츠 열풍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