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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버티기 돌입한 이유는?…탄핵 정면승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결국 다음 주로 미뤄졌습니다.

이제 검찰은 주말에 최순실을 기소하고 다음 주 대통령을 조사한 뒤 공소장을 변경하는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시간을 끌며 검찰 조사를 회피한다는 거니까요, 여론 악화를 무릅쓰고 검찰 조사를 미루는 속사정은 뭘까요?

답은 검찰이 아니라 국회에서 찾게 됩니다.

다음 달부터 내년 3월까지 대통령은 특검과 국정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둘 다 검찰 조사보다 강도가 세면 세지 약하지 않을 겁니다.

첫 단추는 검찰의 최순실 공소장에 기록된 대통령 혐의입니다.

일단 검찰의 공소내용과 물증, 즉 검찰이 쥔 패를 먼저 보고 조사에 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더 나가 박 대통령은 퇴진 혹은 하야를 거부했습니다.

한마디로 버틴다는 겁니다.

부산 해운대 LCT비리 철저 수사 지시, 차관 인사 단행,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계획 이 모든 행보가 그 반증입니다.

친박계도 다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정현 대표,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 정홍원 전 총리까지, 모든 발언을 종합해보면 결론은 하나, '버틴다.' 입니다.

그렇다고 대통령 지지율이 오른 건 아닙니다.

주말마다 수십만 명이 몰리는 촛불집회 기세가 꺾일 분위기도 아닙니다.

그래도 청와대가 버티기를 작심한 근거는 뭘까요?

첫째, 지지부진한 야당 지지도입니다.

현재 청와대의 관심은 대통령이 아니라 야당의 지지도입니다.

그런데,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라는 문재인 지지율이 답보상태입니다.

안철수도 그저 그렇고, 시종일관 탄핵을 외쳐온 이재명만 3위권에 진입했습니다.

백만 명이 운집한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퇴진 목소리는 있지만, 문재인 안철수 이재명을 외치는 통일된 구호가 없습니다.

국민이 차려놓은 밥상을 야당이 받아먹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야당은 뒤늦게 공조 강화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추미애/민주당 대표 : 야 3당 공조를 위해서 저도 통 크게 마음을 풀겠습니다.]

[박지원/국민의당 원내대표 : 우리 3당이 새로운 각오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표 : 작은 이해 복잡한 계산 주도권 다 내려놔야 합니다.]

그런데, 야당 공조 구호만 요란할 뿐 구체적 방안 제시가 없습니다.

새누리당 사정도 비슷합니다.

비박계가 이정현 대표 사퇴를 압박하지만, 탈당 같은 후속 움직임이 없습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유력 대선주자가 없는 겁니다.

이정현 대표의 이 말 한마디에 모든 게 담겨 있습니다.

[이정현/새누리당 대표 : 대선주자라는 사람들 지지율이 오늘 아침에 내가 봤더니 다 합쳐서 9%도 안 돼요, 9%.]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야당 지지로 옮아가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섣불리 탈당 못 한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버티면 수가 생길 수도 있겠다고 판단하는 근거입니다. 결국, 대통령이 버티는 한 야권의 선택은 탄핵밖에 없습니다.

청와대 역시 차라리 탄핵으로 정면승부하자는 입장입니다.

탄핵의 변수는 세 가지 입니다.

첫째, 대통령의 위법행위가 공소장에 명시되는가.

둘째, 새누리당 탄핵 표가 최소 29명, 넉넉히 40명 정도 나올 것인가.

셋째, 임기가 끝나는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 한 명을 뺀 7명 가운데 6명이 탄핵안에 찬성할까.

이 세 가지 모두 야당에 유리하단 보장이 없습니다.

탄핵이 가결돼도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공안검사 출신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는 상황 역시 야당이 원치 않는 그림입니다.

그사이 개헌을 매개로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야권이 최순실 게이트 이후 우왕좌왕하는 사이, 박 대통령은 보수 정권 재창출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보수진영은 다시 반기문 카드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누리당 꽃가마는 물 건너갔지만 보수 정권 재창출 명분의 새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입니다.

결국, 대통령은 버티고, 야권은 밀어내기, 강 대 강의 대결 구도는 명확해졌습니다.

검찰 조사에 이어 특검과 국정조사가 그리고 탄핵 절차가 진행된다고 보면 정국 혼란 장기화는 불가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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