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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근혜의 5%, 올랑드의 4%

Ms. 5%와 Mr. 4%

올해로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30주년 되는 해입니다. '한불 상호교류의 해'로 이런 저런 행사도 많이 열렸습니다. 다섯 달 전에는 양국 정상이 만나서 악수를 하고, 잔을 부딪히기도 했죠.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 사진
그런데, 친한 것은 좋은데 참, 별 게 다 비슷해졌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여론,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 얘기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17일 발표한 주간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를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에 그쳤습니다. 3주 째 5%, 견고합니다. 프랑스는 어떨까요? 일간지 르몽드가 정치전문 연구기관 세비포프에 의뢰해 지난달 25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올랑드 대통령의 국정에 대한 만족 비율은 4%에 불과했습니다. 

직접 비교야 어렵겠지만, 올랑드 대통령을 'Mr.4%'로 표현한 영국 데일리 메일 식의 표현을 빌리면, 박 대통령은 'Ms. 5%' 라고 불러야 할까요. Mr. 4%와 Ms.5% 모두 역대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 기록을 깼습니다.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된 것입니다. 누가 더 나쁘다고 하기에는 '도토리 키재기' 같은 수치들입니다. 다섯 달 전 정상회의에서 악수하는 순간, 혹시 '우주의 기운'이 통한 것은 아닌지 궁금해집니다. 

정치, 경제, 사회, 이유야 찾으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오겠지만, 두 사람 모두 국정에 관한 무언가를 알린 것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어떻게 ' 알렸는지가 달랐습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대담집'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알린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대통령이 이걸 말하면 안 되는데'란 제목의 대담집에 국가 기밀이 담겨서 국가의 안보를 위협했다는 것이 우파 야당의 주장입니다. 시리아 정권이 민간인들에게 화학 무기를 쓴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자신이 명령하거나 계획한 군사 작전 계획 등이 담겼다는 것입니다. 의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는 하지만, 탄핵안도 발의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도화선은 '태블릿pc'였습니다. 대상자는 '대담집'의 경우처럼 다수가 아니었습니다. '최 선생님', 이른바 비선실세로 불리고 있는 최순실씨, 1인이 주인공입니다. 국정의 일정, 혹은 상당한 사안이 공유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쏟아지면서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번졌고, 100만 촛불이 광장에 모였습니다.

두 나라 처한 또 다른 상황, 대통령의 임기입니다. 올랑드 대통령의 임기는 불과 6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에선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출마 선언이 시작되는 등 대선 국면이 시작됐습니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입니다. 1년 3개월 정도가 남았습니다. 임기를 다 마친다면, 한국 국민에게 남은 시간이 2배 이상입니다.

광장에서 쏟아져 나온 '퇴진 또는 하야' 구호에 대통령은 국정 복귀로 답했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시한을 넘기고, 조사를 거부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호의적이지 않은 국민들, 프랑스의 96%보다는 한국의 95%가 가야할 길이 더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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