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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애국심으로 무장한 트럼프와 시진핑, 물밑 샅바싸움 가동

중국 국영 CCTV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4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당선된 지 6일 만이다.
전화 통화하는 트럼프 美 대통령 당선자와 시진핑 中 국가 주석
세계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 당선 직후 앞다퉈 전화 등을 통해 트럼프에게 현안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한 것에 비하면 한참 늦은 셈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당선 바로 다음날 트럼프와 통화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 정상 등에 이은 10번째 통화로 밀려났다며 미·영 양국 특수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중국을 맹비난한 것에 대해선 시치미를 뚝 떼고 시진핑의 당선 축하 덕담에 “양국 관계가 반드시 더 좋은 발전을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전화 통화한 같은 날, 중국은 관영 매체를 동원해 먼저 미국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후 공약대로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 올리고 중국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물린다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환구시보가 보도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국빈 방문 때 시진핑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약속한 미국산 보잉 여객기 3백 대 구매를 취소하고 유럽산 에어버스로 바꿀 것이다, 미국산 자동차와 아이폰의 중국 판매가 힘들어질 것이다, 미국산 콩과 옥수수 수입도 중지될 것이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를 제한할 수도 있다”는 등의 구체적 위협 목록까지 적시했다. 심지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중국과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감히 벌이지 못했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샅바싸움에서 우위를 잡기 위한 선제적 공격에 나섰다.
2015년 미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中 주석과 오바마 美 대통령
트럼프 당선자는 내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해 4년간 미국을 통치한다. 올해로 집권 1기를 마무리하는 시진핑 주석도 내년부터 5년간 집권 2기에 들어가게 된다. 좋든 싫든 양국 정상은 향후 수년간 국제무대에서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美 대통령 당선자(좌), 시진핑 中 국가 주석(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표어를 내걸고 애국심을 자극해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와 강력한 반 부패 정책으로 중국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1인 지배 체제를 굳혀가는 시진핑은 모두 강경파다. 정치, 외교, 군사, 경제 등 각종 문제를 놓고 패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여러 분야에 걸쳐 한국이 미·중 양국 간의 이런 기싸움의 중간에 끼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의 아베 총리,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강경파여서 한반도 주변 4강의 지도자들이 한국에 결코 우호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혹자는 국내외 악재가 겹친 이런 상황을 두고 구한말 어려웠던 형국을 떠올리기도 한다.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진정한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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