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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대통령직 자진 사퇴 하겠습니다"

고구마 줄기처럼 터져 나오는 측근 비리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가 요즘 잇따르고 있는데 독일에서는 이 정도의 일로 대통령이 물러난 적도 있었습니다.

독일에 전 대통령 크리스티안 불프는 지난 2012년 당선된 지 얼마 안 돼 사퇴했습니다. 2008년 주지사 때 집을 사려고 친구에게 은행보다 1% 포인트 낮은 이자로 빌린 돈과 또 다른 지인에게 우리 돈으로 90만 원을 빌려서 호텔 객실을 업그레이드한 게 문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불프는 직무와 관계없이 그냥 친구에게 돈을 빌린 거라면서 억울하다고 호소했지만, 비난 여론은 계속됐습니다. 또 그의 아내가 차를 살 때 할부이자를 0.5% 포인트 할인을 받았고 판매원에게 5만 원짜리 장난감 차를 아들의 생일 선물로 받은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독일 국민은 그가 대통령이란 게 부끄럽다, 비리가 있는 대통령과는 살 수 없다면서 분노했고,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5%가 대통령에 사임에 찬성하기도 했습니다.

검찰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없애 달라고 연방의회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결국에 독일의 최연소 대통령 불프는 첫 번째 비리가 폭로된 지 2개월 만에 자진사퇴를 한 겁니다.

이번엔 호주로 가볼까요. 포도주 한 병 때문에 사임한 주 총리도 있었습니다. 배리 오패럴 전 주 총리는 290만 원짜리 포도주를 선물로 받은 사실이 밝혀져 사임했습니다.

그는 누구에게서 받은 건지 모른다면서 항변했지만 결국,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공직자였지만, 청렴성이 훼손되자 국민은 그를 용서하지 않았던 겁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면 그 누구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을 대표할 수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저 대통령직 사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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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시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희귀병인 진행성 근이양증을 앓고 있는 임재신 씨, 그는 딸에게 미안한 게 너무 많습니다.

93년도에 군대에 가서 이 병을 앓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이후 병세는 점점 악화 됐습니다. 걷는 게 힘들어져서 휠체어를 타야 하고, 나중에는 손도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이런 그의 옆에는 항상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함께했습니다. 딸은 한창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할 나이에도 학교에 다녀오면 아빠의 손발 역할까지 대신 다 해야 했습니다.

딸에게 미안했던 사건은 하나 더 있습니다. 6년 전 딸과 상의도 없이 남에게 각막을 기증하려고 했던 겁니다. 어느 날 한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시력을 잃은 아버지가 딸이 그린 그림을 보지 못하자 딸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하나하나 설명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꼭 자기 모습인 것만 같아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서 눈을 기증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 방송에 나온 아버지는 바로 틴틴파이브의 멤버 이동우 씨였습니다.

재신 씨는 모든 근육이 마비돼 눈만 깜박일 수 있는 상황이어서 내게 남아있는 5%를 주면 다른 사람은 100%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망막 기증은 결국 하지 못했습니다. 동우 씨가 앓고 있는 망막 색소 변성증은 망막 기증으로도 고칠 수가 없는 병이었던 겁니다.

서로의 사정을 잘 알게 된 두 사람은 이후 둘도 없는 친구가 됐습니다. 서로의 눈이 돼주고, 또 손발이 돼주면서 둘이 함께 어디든 갔습니다.

다시 움직일 수 있다면 재신 씨는 뭘 가장 하고 싶을까요? 하고 싶은 게 딱 하나 있다고 말합니다. 딸의 볼을 만져주는 거라고요, 딸이어서가 아니라 정말 예쁜 아이라며, 얼굴은 쓰다듬어 주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합니다.

▶ "가고 싶은 데는 없고 내 딸 볼을 만져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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