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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대통령 주치의도 몰랐던 자문의, 또 있었다"

* 대담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 대통령 자문의, 깜짝 자문의 또 있다?
- 최순실 비타민 영양제 아닌 약 처방 받았을 수도
- 최순실 단골병원, 어떤 주사제 처방했는지 밝히지 않아
- 강남보건소, 최순실 단골병원에 향정신성의약품 실태 조사 요청


▷ 박진호/사회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의료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최순실 모녀를 진료했던 의사들은 청와대에 출입하고, 혹은 더 나아가서 대통령 순방길에도 동행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상당한 특혜, 정부의 비합법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SBS 보도국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전화로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동찬 기자.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 박진호/사회자:
 
요즘에 의학전문기자가 아니고 사회부 기자 같아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저도 청와대와 관련된 것까지, 대통령 취재까지 하게 될 상황에 놓이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국민들이 최순실 씨 관련 의사들에 대해서 아주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예. 왜 최순실 관련 의사가 집중 조명을 받느냐. 아무래도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벌어진 날과의 관련성 때문일 것입니다. 그동안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이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사회적 의혹은 갈수록 커져갔지만. 청와대 해명은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죠. 그래서 여러 음모론이 등장합니다. 그 음모론 중에는 성형시술설 수면마취제설도 있었습니다. 세월호의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받았는데 그 시술을 받으려면 특정 수면마취제 주사를 맞아야 했고. 그래서 7시간 동안 세월호 보고에 답할 수 없었다는. 그야말로 소설 같은 이야기인데. 왜냐하면 근거가 전혀 없으니까요. 그런데 지난주에 JTBC가 최순실이 다녔던 병원과 의사에 대해 보도하면서 이게 엉뚱한 음모가 아니라 합리적인 의심일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 생겨난 것 아닌가 싶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조동찬 기자도 직접 의료계 취재를 했을 텐데요. JTBC 보도가 맞던가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최순실이 다녔던 성형 병원 의사가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3번이나 함께 했고. 이 의사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 교수로 발탁됐으며, 이 과정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관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맞았습니다. 인턴밖에 경력이 없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정말 의사 사이에서는 거의 이름이 없는 의사가. 서울대병원 외래 진료 의사로 발탁됐던 것. 여기에는 중국 전 국가주석의 딸도 관여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최순실 성형 의사 김 모 씨는 화장품 회사, 의료기기 회사 등을 가족과 함께 만들었는데. 이 회사를 크게 도와주지 못해서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경질됐다. 이렇게 보도했는데. 이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조원동 경제수석 부인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지시로 그 병원, 그 회사를 도왔다. 이렇게 밝혔으니까요. 그리고 차의과대학이 강남구 청담동에 만든 럭셔리한 병원, 차움이라고 하죠. 강남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병원인데. 이 병원에서 최순실 씨가 대통령에게 가져갈 주사 처방제를 대신 처방받았다고 했습니다. 엄청난 거죠. 대통령이 대리 처방을 했다. 이런 엄청난 사실인데. 이것도 대통령에게 최순실 씨가 가져간 것인지는 확인이 안 됐지만. 차움병원이 최순실 씨에게 주사제를 처방해서 병원 밖으로 가져가게 한 것은 맞았습니다. 그리고 취재 과정에서 더 믿기지 않은 증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더 믿기지 않은 증언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예. 저희가 SBS 8시 뉴스에서 보도해 드렸는데. 차움에서 최순실 씨 자매에게 주사제를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처방한 의사를 저희가 직접 만났는데. 이 의사는 최순실 씨가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사태가 터졌던 2013년 미국 순방길에도 최 씨가 동행했다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최순실 씨가 해외순방에 동행할 때 어떤 비행기를 탔고, 그 비용은 누가 댔는지를 본인은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만약 이게 최순실 씨가 대통령 전용기를 탔다거나 그 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했다면 대통령의 외교 정책까지도 최순실의 농단이었다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 의사는 박 대통령 당선 전에는 문고리 3인방 중 하나인 안봉근 전 비서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당시에는 새누리당 대표에게 주사제 처방을 대신 처방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에는 이 의사가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됐고 현재까지 대통령 자문의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문제의 의사. 대통령 자문의로 선정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좀 석연치 않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통령 자문 선정 과정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누구나 되고 싶어 하는 자리, 의사로서 최고의 명예 자리이기는 하지만. 이게 실력만 있어서도 안 되고. 실력이 인정받으면서도 상당히 믿을 만한 의사라는 게 의사 사회에서 입증되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런 선정 과정에 대통령 주치의로 선정된 의사가 철저하게 깊게 관여합니다. 그런데 차병원 교수이기는 했지만. 이 의사는, 최순실 씨에게 처방했던 차움병원 의사는 당시 대통령 주치의가 추천하지 않았고, 어떤 절차로 됐는지 몰랐고, 심지어는 선정됐는지 여부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대통령 전 주치의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자문의들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 갔더니 전혀 예상치 못한 의사가 자문의로 위촉돼 와 있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해보니까요. 대통령 주치의가 전혀 몰랐던 대통령 자문의가 한 명 더 있었습니다. 깜짝 대통령 자문의라고 해야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취재 중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래도 지금 말씀해주신 내용들 중에 꼭 확인이 필요하고 궁금한 것이. 최순실 씨 자매가 병원에서 처방 받은 주사제가 어떤 것이고, 그 주사를 누가 맞았느냐 하는 것일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그렇죠. 그것 때문에 모든 언론사가 그것에 초점을 두고 취재를 하고 있는데. 차움병원은 최순실 씨에게 처방한 주사제는 비타민제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약인지, 그리고 그 약이 얼마나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순실 씨가 다녔던 성형 의사도 자신은 박근혜 대통령을 시술하지 않았고, JTBC 보도처럼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장부를 고의로 파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최 씨에게 어떤 주사제를 처방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차움병원과 최순실 씨가 다녔던 성형 병원에 대해 강남구 보건소가 조사를 벌이고 있고. 여기에 이례적으로 식약처가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실태를 조사해 달라는 공문을 강남구 보건소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는 결정적인 단서는 안 나왔지만. 정상적으로 우리가 흔히 문제가 없을 만한 비타민제나 다른 영양제가 아닐 가능성을 시사 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강남구 보건소가 조사하고 있으니까, 이 조사가 나오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 국민들이 또 하나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이. 청와대는 공식 부인한 바 있지만. 세월호 참사 당일의 대통령의 7시간이 지금 말씀하신 성형외과 의혹들과 관련 있느냐는 것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아직 4월 16일을 향한 결정적인 뒷받침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취재를 해보니까 의료계조차도 최순실 씨 입김이 정말 많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게 명확하게 청와대가 당시 대통령이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이 부분은 계속 의혹으로 남을 수밖에 없고. 저희 같은 기자들은 계속 취재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취재를 하면 할수록 이런 더 새로운, 더 이상한 일들이 밝혀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분명히 저는 음모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것 음모가 아닐 수도 있겠는데. 어쩔 수 없이 청와대가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취재할 수밖에 없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SBS 보도국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얘기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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