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부정수급 연간 790억 원…"공적자료 연계 강화해야"

복지 사업 범위가 넓어지면서 부정 수급 규모도 해마다 커지는 가운데 이를 막을 수 있는 수급자 공적 자료 연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복지지출은 재작년 처음으로 백조 원을 돌파한 뒤 매년 증가해 올해에는 정부 총예산의 31.9%에 이르는 123조 4천억 원에 달합니다.

내년도 예산안을 봐도 복지 예산은 전년보다 5.3% 증가한 130조 원으로 편성돼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늘어나는 복지 예산만큼 복지 부정수급도 매년 총량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복지급여 부정수급 현황 및 근절을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를 보면 보건복지부가 진행 중인 17개 복지 사업의 부정수급액은 지난 2013년 448억 원, 재작년 558억 원, 지난해 790억 원으로 매년 늘었습니다.

부정수급 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기관의 부당청구가 323억 원으로 가장 컸고, 노인장기요양보험도 235억 원 규모의 부정수급이 발생했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은 146억 원, 건강보험 개인가입자의 부정수급도 69억 원으로 규모가 큰 편입니다.

복지부는 이런 복지급여 부정수급을 없애기 위해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인 '행복e음'을 공적자료와 연계해 부정수급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수급권자의 소득과 재산변동을 가장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금융자료와의 연계는 아직 미흡한 상황입니다.

수급자의 금융자료는 140개 금융기관에서 제공받는데 정보가 자동 연계되는 것이 아니라 파일로 자료를 받고 있어 이를 수급자 정보와 일일이 대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민간금융기관이 정보 기준을 잘못 적용하거나 구조적인 문제로 기한 내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표준화된 자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국회입법조사처는 지적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임금내역도 행복e음과 자동연계가 되지 않아 오류 확인을 위한 행정 인력·비용이 소모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 최병근 입법조사관은 "금융기관의 금융정보는 수급자 부정수급을 적발하는데 중요한 정보인데도 자동연계가 되지 않아 오류를 체크하기 위한 행정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조사관은 "부정수급 근절을 위해 민간금융기관과 협조해 금융재산조사 고도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현재 반기별로 진행되는 수급자 금융재산조사도 월별확인조사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