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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우산' 재등장한 홍콩…“우리는 중국 아니다”

1만 3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홍콩에서 10개월 만에 대규모 반중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대 가운데 4천 명이 홍콩 주재 중국 공산당 연락판공실로 향하자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경찰 2명이 다쳤고 시위대 4명이 체포됐습니다.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물대포와 최루 스프레이 등을 발포하자 시위대가 우산을 펼쳐 들고 막아섰습니다.

지난 2014년 9월부터 석 달간 계속된, 이른바 '홍콩 우산 혁명'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우산이 등장한 겁니다.

[반중 시위 군중 : 홍콩 정부는 두 젊은 의원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이 정부는 대체 뭡니까? 렁춘잉 정부는 엉망이에요.]

시위의 발단은 지난달 12일 열린 우리나라의 국회의원격인 입법회의원 선서식이었습니다.

청년신당 소속인 바지오 렁과 야우와이칭 두 의원이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두르고 입법회 의원들 앞에 섰습니다.

[바지오 렁/홍콩 입법회의원 : 나는 베이징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국양제를 망가뜨릴 것이라는 겁니다.]

중국 당국이 즉각 홍콩 독립을 주장한 두 의원의 행동이 '국가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급기야 전인대가 나서 두 의원에 대한 자격 박탈까지 시도했습니다.

[루캉/중국 외교부 대변인 :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중앙 정부의 통치 아래있는 지방 정부입니다. 홍콩의 사무는 중국의 내정이며 어느 외국도 간섭할 수 없습니다.]

중국 정부는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의원, 판사 등이 취임 때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충성과 홍콩 기본법 수호를 맹세하도록 의무화한 기본법 104조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렁춘잉/홍콩 행정장관 : 저와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는 전인대에 의해 통과된 유권해석을 지지합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공산당의 유권해석이 홍콩의 법원 판결보다 우위에 있고, 선출직 의원조차 멋대로 해임되는 현 상황에 대해 불만이 큰 상태입니다.

내년 홍콩 반환 20주년을 앞두고 자치권과 독립 요구를 넘어 영연방 재가입을 주장하는 세력까지 등장해 홍콩의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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