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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재경의 선택…대통령 조사가 핵심

[취재파일] 최재경의 선택…대통령 조사가 핵심
최재경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 유명한 스타검사였습니다. 연수원 17기 TK 선두주자, 특수통 칼잽이, 진짜 모래시계 검사…. 언론이 최재경에게 붙여준 별칭입니다. 검사 시절 최재경에 걸린 거물은 모두 구속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스타검사에게도 딱 두 가지 아킬레스건이 있습니다. 첫째, 이명박 대선 후보 BBK 사건입니다. 이명박 후보를 무혐의 처리해 결과적으로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도움이 됐습니다. 야권은 여당 편향 수사였다고 공격했습니다. 그렇다고 검찰 내부에서 최재경을 정치 검사라고 비난하는 후배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결과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법적으로 사건 처리 자체는 원칙대로 됐다는 평가 덕분입니다. 두 번째는 세월호 당시 구원파 유병언 사건입니다. 최재경은 당시 인천지검장으로서 유병언을 잡아 진실 규명을 할 임무를 부여 받았습니다. 그런 일은 전공이니 잘 처리할 걸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유병언을 검거 직전 은신처에서 놓쳤고, 유병언은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검사 최재경의 관운은 거기서 멈췄습니다.

이후 옷을 벗은 뒤에도 최재경은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공직 기회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았습니다. 최순실 사태 수습이란 쉽지 않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서실장도, 정무수석도 없는 상황에서 최순실 사건을 어떤 형태로든 수습하기 위해 검찰과 조율해야 할 상황입니다. 사실 현 김수남 검찰총장은 최순실 사건 시작 단계부터 수사의지를 의심받았습니다. 사건을 특수부가 아닌 형사8부에 배당했고 20일 넘게 대통령 눈치만 보다 뒷북 수사에 나섰다는 야당과 국민들의 의심, 합리적 의심입니다 최순실이 귀국한 즉시 신병을 확보하지 않고 다음날 출석하도록 한 판단도, 정무적 감이 떨어지는 악수였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는 뒤늦게 수사 검사만 20명 넘게 차출했습니다. 과거 대검 중수부 수준입니다. 형사8부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혐의, 특수1부는 연설문 수정 등 국정농단 혐의, 첨단범죄수사1부는 문화예산 전용과 이대 특혜 의혹을 중점 수사합니다. 최순실과 국정 농단 비선 조직에게 적용할 법률은 열 가지도 넘습니다. 제3자 뇌물 제공과 횡령,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공무집행방해 등 의율 가능한 법은 모두 적용할 태세입니다. 최순실, 고영태에 이어 차은택도 조만간 자진 귀국할 것이고 정호성 전 비서관과 안종범 전 수석 역시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검찰은 성역 없는 수사를 다짐하지만 핵심은 역시 대통령 수사입니다. 검찰 수뇌부는 이미 대통령 수사는 불가하다고 선을 그어놓은 상탭니다. 대통령은 형사소추 대상이 아니라는 헌법 규정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야당은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며 별도 특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당의 방어 능력은 제로입니다. 결국 검찰의 수사 결과에 상관없이 사건은 특검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검찰 수사팀 내부에선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분위기가 팽배해졌습니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 검찰에 나오자마자 안종범 수석이 시켰다고 진술을 번복했고 안종범 수석은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나오니,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을 명분이 없어진 겁니다. 수사 검사들은 최소한 대통령을 서면조사나 방문조사 방식이라도 대통령을 조사하겠다고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은 검찰을 막든지 대통령을 설득해서 조사받도록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그 전에 전임 우병우 수석을 어떻게 처리할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묵인했을 가능성이 큰 정황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수많은 관련자가 줄줄이 구속될 겁니다. 하지만 열 명, 스무 명이 구속돼도 핵심을 비켜가면 사태 수습은 무위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대통령을 설득할지, 국민을 설득할지, 최재경 민정수석의 포석을 지켜보는 것이 최순실 게이트 수습의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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