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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강 가을 한파, 내일 누그러져…겨울 추위 예고편?

[취재파일] 최강 가을 한파, 내일 누그러져…겨울 추위 예고편?
차가운 민심을 읽어서일까요? 11월 들자마자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더니 가을 추위라고 하기 에는 도가 넘는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가을이 끝나려면 한참이 남았는데 말입니다. 초겨울에나 나타나는 추위로 가을 한파로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오늘(2일) 기록한 최저기온을 볼까요? 기상청 관측소 가운데 가장 낮은 기온은 대관령이 기록했는데 영하 8.7℃까지 내려갔습니다. 다음은 충북 제천으로 영하 7.3℃를 기록했고, 강원도 철원 기온은 영하 7.1℃까지 내려갔습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파주와 이천의 기온은 영하 6.2℃까지 내려갔고 충남 천안의 기온도 영하 5.7℃를 기록했습니다. 남부 산간 기온 역시 큰 폭으로 떨어져 경북 의성 영하 5.7℃, 안동은 영하 4.7℃를 기록했습니다.

서울도 영하 2.7℃를 기록하면서 올가을 들어 가장 낮았는데, 11월 초에 영하의 추위가 밀려오는 것은 매우 드믄 현상입니다. 서울에서 관측된 11월 2일 최저기온 기록을 살폈더니 올해보다 낮은 기온은 지난 1913년 단 하루밖에 없었습니다.

1912년과 1913년 두 해 연속으로 11월 초에 가을 한파가 밀려왔는데 1912년 11월 1일은 영하 2.6℃, 1913년 11월 2일은 영하 3.0℃를 기록한 적이 있네요, 모두 각각 해당일 최저기온 기록입니다.

오늘 기록한 서울 최저기온 영하 2.7℃는 11월 2일 최저기온으로 역대 2위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오늘 나타난 추위는 무려 103년 만에 찾아온 11월 초 추위입니다. 엘니뇨가 물러가고 라니냐가 시작되면서 11월 기온이 심상치 않다고 이미 전해드렸는데, 예상이 빗나가지 않은 셈입니다.

보다 정확한 원인 분석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갑자기 기온이 내려간 것은 북쪽 찬 공기가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북극 찬 공기도 함께 남하한 것이죠.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850hPa 기온 예상도(오늘 밤 9시)를 보면 파란색으로 보이는 영하 20℃ 이하의 찬 공기 중심이 북위 60도 부근까지 밀려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북극 주위의 온도는 오히려 조금 올라가 있습니다. 대략 0℃ 안팎으로 분석되는데 한반도에 머무는 공기의 온도와 비슷합니다. 북극 공기 온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차이를 보입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2일 21시 예상도
하지만 너무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11월 추위는 일종의 예고편이어서 길지 않은 것이 특징입니다. 내일 오후부터는 기온이 오르면서 점차 평년기온을 되찾고 모레부터는 추위가 물러가겠다는 것이 기상청의 전망입니다.

계절이 바뀌기 전 다음 계절의 날씨를 잠간 보여주는 이른바 날씨 예고편은 최근 두드러진 기상현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미 지난 8월 말에 그토록 험악하던 폭염이 물러가면서 갑자기 선선해진 가을 날씨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이번 추위도 이런 현상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추위가 물러간 뒤에는 기온이 평년수준을 조금 웃돌다가 일주일가량 지난 다음 주 수요일쯤 다시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번 추위보다는 조금 약할 것으로 보여 견딜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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