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살인 베서니 톰슨은 3살 되던 해 뇌종양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혹독한 방사선 치료를 이겨냈고 하늘의 도움으로 2008년 암을 완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으로 베서니는 웃음을 잃었습니다. 아무리 예쁘게 미소 지어도 뭔가 불만에 가득 찬 냉소처럼 보이게 됐습니다. 머리카락도 윤기 잃은 곱슬머리가 됐습니다. 바로 그 냉소 같은 미소와 푸석푸석한 곱슬머리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 거리가 됐습니다. 베서니가 웃음으로 넘기려 할수록 더 냉소처럼 보였습니다. 웃으려 할수록 놀림과 괴롭힘은 커졌습니다.
기자는 이 사건이 보도되기 전, 미국에서의 괴롭힘 (Bullying) 문제를 다룬 바 있습니다. 간혹, 외신에 보도되는 학생들간의 괴롭힘 문제를 보면서 ‘미국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괴롭힘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취재해 보니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미국에서 괴롭힘이 두려워 학교에 결석하는 학생이 하루 평균 16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또 10대 청소년들이 숨지는 원인 가운데 세 번째가 바로 자살인데 해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미국 청소년이 4천4백 명이나 된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게다가, 이 4천4백 명의 절반가량이 바로 괴롭힘 때문에 스스로 삶을 포기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3살 어린 나이에 혹독한 방사선 치료까지 견뎌내며 뇌종양까지도 이겨낸 11살 소녀는 주변 친구들의 냉대와 괴롭힘은 견뎌내지 못했습니다. 괴롭힘…. 10대 청소년들에게는 그야말로 암보다 무서운 존재입니다.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했던 어린 딸을 잃은 베서니의 엄마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 인생 전부가 사라져버렸어요. 이제 그 큰 구멍을 메워줄 그 어떤 것도 없어요.” 엄마는 끝없는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듯 말을 이어갔습니다 “여러분 자녀가 귀찮아할 정도로 대화를 나누세요. 짜증을 내더라도 멈추지 마세요. 꼭 그래야만 해요. 언젠가 자녀가 대화의 문을 열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게 될 거예요.”
(사진=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