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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짝퉁', 뉴미디어 시대에 더 높이 날아오르다

[취재파일] '짝퉁', 뉴미디어 시대에 더 높이 날아오르다
루이뷔통, 프라다, 샤넬, 구찌, 카르티에, 버버리같은 고가의 유명 명품 브랜드 제품을 시가의 10%∼20%의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면?

2012년부터 중국 광저우의 짝퉁 제조업자와 결탁해 85억 1천만 원 상당(정품 시가 851억 원)의 짝퉁 제품을 팔아 온 국내 판매업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고 한다. 이들은 SNS로 짝퉁을 주문 받은 뒤 단속을 피하려고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국제택배로 주문자에게 직배송했다. 개별 국제 배송되는 짝퉁은 세관에서 일일이 걸러내기 어려운 점을 악용했다. 이들이 관리한 SNS 명품 짝퉁 판매 회원이 1만 5천여 명에 이른다고 경찰은 밝혔다.
중국 광조우 짝퉁시장 짠시루(좌), 압수된 명품 짝퉁 가방들(우)
최근 중국에서 비위생적인 '짝퉁 생리대'가 대량으로 시중에 유통돼 큰 파문이 일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영국 BBC 방송 등은 중국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 경찰이 생리대 모조품 1천만 개 이상을 생산해 판매한 혐의로 용의자 2명을 체포하고 4천만 위안(약 67억 원) 상당의 생리대를 몰수했다고 보도했다. 살균 시설을 갖추지 않은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문제의 생리대는 ABC, 위스퍼 같은 유명 생리대 브랜드 이름을 달고 2013년부터 중국 각지에 유통됐다. 당국 조사 결과 이 생리대를 사용하면 요로감염 등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짝퉁 생리대(중국 웨이보)
가짜 달걀, 가짜 분유, 합성수지로 만든 짝퉁 쌀 등 그동안 중국에서 제조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짝퉁의 종류는 상상을 초월한다. 얼마나 황당했으면 ‘대륙의 연금술’이란 비아냥 어린 표현까지 나왔을까?
가짜 달걀(좌), 합성수지로 만든 쌀(중), 플라스틱으로 만든 국수(우)
과거 오프라인 상점과 보따리 장사들의 손을 빌어 암약했던 짝퉁들이 SNS 등 뉴미디어가 보편화되면서 더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창궐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국제 반(反)위조상품연합(IACC)에 가입했는데 티파니, 구찌 등 20여 개 명품 브랜드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가입 한 달 만에 회원 자격 유보 조치를 당할 정도다.

중국의 인민일보(人民日报)에서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중국경제주간(中国经济周刊)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명품 브랜드의 짝퉁이 진품보다 무려 6배 이상 많다"고 전했다. 짝퉁이 이처럼 널리 퍼져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짝퉁 임을 알면서도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으로 이 신문은 분석했다.

기자가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의 경험이다. 대다수 외국인들은 명품 짝퉁 쇼핑을 중국 생활의 즐거움의 하나로 꼽았다. 진짜와 비슷한, 질 좋은(?) 짝퉁을 파는 곳은 아주 인기가 많았는데 아무나 출입할 수 없도록 비밀 장소 비슷하게 운영했다. 본국에서 손님들이 베이징을 방문하면 반드시 짝퉁 상점이 몰려 있는 슈수이가(秀水街)나 홍챠오시장(紅桥超市)으로 안내 일정을 잡는 게 관례였다. 이를 빼먹으면 서운해할 정도였다.
베이징 짝퉁 상점 슈수이가(좌), 홍차오시장(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수출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국제적 파문이 예상된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임금 상승이 주 원인이다. 중국에서 짝퉁이 다양하게 많이 제조되는 것은 중국인들의 손재주가 좋은데다 인건비가 쌌기 때문이다. 짝퉁 가격이 오르거나 짝퉁 시장이 축소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지적재산권 보호가 강화됐다고 환영할까? 글쎄, 아쉬워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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