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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온실가스 농도, 심리적 저지선 400ppm 돌파…온난화 빨라지나?

[취재파일] 온실가스 농도, 심리적 저지선 400ppm 돌파…온난화 빨라지나?
▲ 사진 출처=게티이미지/이매진스

어제부터 급격하게 쌀쌀했던 날씨가 오후 들면서 바로 누그러졌습니다. 가을 햇볕이 더없이 따뜻하게 다가서는데요, 서울을 비롯한 전국 기온이 20℃를 넘어서면서 평년 수준을 웃돌고 있습니다. 여름에 이어 가을도 걸음걸이가 유난히 느린 올해입니다.
 
가을은 조금 차가워야 제 맛입니다. 정신이 맑아지는 서늘한 기운에 눈부시게 푸른 가을 하늘을 보며 걷다 보면, 여기저기서 떨어지는 낙엽이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게 하고, 개똥철학이지만 느닷없이 삶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싶은 충동을 자제하지 못하곤 하죠. 가을은 바로 그런 계절입니다.
 
그런데 지구가 점점 더워지면서 이런 사색의 시간들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문제는 앞으로 가을이 더 짧아질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주춤하는 가 싶던 온난화의 속도가 오히려 빨라지고 있는 신호들이 감지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심리적 저지선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이런 신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동안 지구촌이 협력해 이산화탄소 증가폭을 낮췄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죠.
 
신호를 감지한 곳은 세계기상기구(WMO)입니다. WMO는 지난해 지구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가 400ppm(피피엠, parts per million)을 기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관측을 시작한 1958년 이후 처음으로 400pp 대에 진입한 것인데, 역대 최고치입니다.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경향
이 기록이 의미를 갖는 것은 400ppm대가 심리적 저지선이기 때문입니다. 400ppm을 넘어섰다는 것은 지구가 더워지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필요한 한계 값을 넘어선 것이고, 결국 지구촌 여러 나라가 지혜를 모아 유지해 온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특히 최근 증가 추세가 너무 가파릅니다. 2014년과 2015년 사이에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량은 2.3ppm으로 최근 10년 동안의 연평균농도 증가량 2.1ppm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이런 속도를 유지할 경우 지구 온도가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지난해 열린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면 1.5℃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했는데 이런 합의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비교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이산화탄소의 농도입니다. 지난 1999년부터 온실가스 변화를 관측하고 있는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의 관측 값이 이미 2012년에 400ppm대를 넘어선 400.2ppm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407.0ppm로 높아졌습니다.
 
증가 속도도 전지구 평균보다 빠릅니다. 안면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2.3ppm씩 높아졌는데, 전지구 평균 2.1ppm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증가폭이 더 커져 2.5ppm을 기록했습니다. 온실가스 줄이기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난해 이산화탄소 농도의 국내 관측기록을 보면 안면도가 407ppm으로 가장 높았고, 제주도 고산이 406.5ppm, 울릉도 404.2ppm, 독도는 404.3ppm으로 나타났습니다. 생각보다 높은 제주도 관측 값이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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