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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이라크 모술 탈환전 反 IS진영 치열한 미디어 경쟁

작성 2016.10.20 08:31 조회 재생수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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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동상이몽 이라크 모술 탈환전 反 IS진영 치열한 미디어 경쟁
이슬람국가(IS) 격퇴의 분수령인 이라크 모술 탈환 작전에 참전한 여러 세력 간 미디어 경쟁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오늘은 모술 부근의 요충지 ○곳을 탈환했다", "저항하는 IS 테러리스트 ○명을 죽였다"는 전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하는 식이다.

그간 IS 격퇴전에서 미디어를 통한 선전·선동 경쟁은 'IS 대 반(反)IS'의 구도였다면 이번 모술 탈환 작전에선 반IS 진영의 내부 경쟁이 뚜렷하다.

그만큼 이번 탈환 작전의 실질적·상징적 의미가 클 뿐 아니라 이라크에서 IS 사태가 논공행상을 서서히 따져야 할 만큼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다.

이런 홍보 경쟁은 국제적 이목이 쏠린 모술 탈환전에 지분을 넓혀 'IS 이후' 국면에서 발언권과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IS라는 공적 앞에 한편으로 묶여 아직 표면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들 세력간 잠재적 이해관계가 얼마나 엇갈리는 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모술 남부 전선에서 작전을 이끄는 이라크 정부군은 국영 방송인 알이라키야의 취재진을 전장에 동행해 정부군의 활약을 생중계하다시피 하고 있다.

알이라키야는 작전의 선봉에 선 정예부대인 특수작전부대를 집중 조명,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작전 수행 장면을 실감 나게 내보내고 있다.

2년 전 모술에서 IS에 형편없이 패주해 오합지졸이라는 오명을 벗어나려는 홍보 전략임과 동시에 작전의 중심이 정부군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모술 북부 전선을 맡은 쿠르드자치정부 군조직 페슈메르가도 사실상 자치정부 소유인 방송사 루다우를 대동했다.

루다우는 작전이 개시된 17일부터 웹사이트를 통해 전장을 처음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쿠르드자치정부는 2년여에 걸친 IS 격퇴전에서 이라크 정부군을 대신해 이라크 북부 주요 유전지대를 지킨 공이 있다.

미국 정부도 모술 이북 지역부터 시리아, 터키 국경까지는 아예 쿠르드자치정부에 이라크의 '국방'을 맡겨놓고 군사적 지원을 해왔다.

쿠르드자치정부는 이런 전공을 발판삼아 이라크 중앙정부로부터 자치권을 최대한 얻어내거나 나아가 민족적 숙원인 독립국가 건설을 기대하고 있다.

쿠르드자치정부의 정치 지도자들이 최근 부쩍 자치지역 3개 주에서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해야 할 때라고 언급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모술 탈환전이 승리를 거두고 IS 위기가 잦아지면 독립을 위한 적극적인 정치적 절차를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

페슈메르가는 이번 작전에서 이라크 국기 대신 자치정부 깃발을 달았다.

탈환 작전의 주요 축인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역시 미디어를 통해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시아파 민병대는 이런 홍보전을 맡는 미디어 조직을 따로 뒀다.

이 조직은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글과 사진, 동영상 등 활약상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를 거의 실시간으로 유포 중이다.

비아랍어권 외신을 위해 영어 계정도 운용한다.

라마디 탈환 작전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개설된 공식 트위터 계정의 경우, 20일 현재 개시된 810여건의 트윗 가운데 모술 탈환 작전이 진행된 최근 사흘간이 100여건에 육박한다.

시아파 민병대는 이런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전투 현장이나 IS를 진압한 모습은 물론 모술을 탈출한 민간인을 보살피는 인도적인 장면도 부각하고 있다.

이는 시아파 민병대가 IS와 전투를 벌이면서 수니파 민간인을 죽이거나 학대한다는 비판을 희석하려는 의도다.

시아파 민병대는 같은 종파가 중심인 이라크 정부군에 우호적인 관계지만,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추종세력이 상당수다.

알사드르 세력은 이라크 정부와 의회에서 시아파 내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터라 모술 탈환전에서 시아파 민병대의 전공이 정치적 영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