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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트럭 1대 화재에 터널 3시간 마비…무엇이 문제?

창원터널 200명 대피·차량 통제…"송풍기 보완·대처요령 숙지 필요"

소형 트럭 1대 화재에 터널 3시간 마비…무엇이 문제?
19일 오후 경남 김해와 창원을 연결하는 창원터널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는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터널의 구조적 문제점과 함께 폐쇄공간 화재시 대처 과정에서 여러가지 아쉬움을 드러냈다.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 경남 지방도 1020호 창원터널 창원 방향으로 달리던 2.5t 트럭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이 오후 1시 54분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이 트럭을 집어삼킨 때였다.

연기가 터널 내로 퍼지던 오후 2시 5분 소방당국은 진화를 끝냈다.

다행히 불이 다른 차량으로 번지지 않아 2명이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이송된 것 외에 큰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초기에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자칫 더 큰 피해를 부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터널에서 불이 나면 폐쇄적 공간 특성상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데다 유독 가스가 터널에 퍼지기 쉬워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

터널 화재 시 대피 요령을 보면 불이 난 차량 운전자 등이 터널 안에 설치된 소화기·소화전을 활용해 초기 진화를 해야 하지만 소방당국은 현장 출동 당시 상황에 미뤄 이런 조치가 없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창원터널관리소도 터널 안 CCTV를 통해 이 점을 확인했다.

창원터널에는 화재 시 초기 진화에 이용하도록 소화기·소화전이 40m에 한 대씩 설치돼 있다.

지난해 6월 10일 창원 방향에서 발생한 1t 포터차량 화재의 경우 운전자가 소화전 지점에 차를 세우고 자체 진화한 덕분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교통 혼잡 역시 30∼40분 정도에 그쳤다.

소방당국의 한 관계자는 "사고 차량 운전자나 다른 시민이 본인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무리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화재를 초기 진압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터널 안 소화장비를 활용하는 게 사고 확산 방지에 좋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화재가 난 트럭 운전자는 차량에 불이 붙자 끌 수 없겠다고 보고 대피했다고 한다"며 "차량 안에 소화기를 하나씩 비치해두는 것도 재난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재 발생 이후 5분이 지나지 않아 '진입 금지'라고 적힌 현수막 형태의 터널 진입 차단막이 내려갔지만 일부 차량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터널로 진입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여전함도 보여줬다.

불과 연기가 가시지 않은 터널 안으로 스스로 몸을 내던진 셈이다.

창원터널관리소 측은 "이번 화재뿐만 아니라 앞선 사고에서도 차단막을 무시하고 터널 안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한 둘이 아니다"고 전했다.

화재 차량을 뒤따르던 차량들 대처에서도 일부 아쉬움을 남겼다.

후속 차량들은 소방차 진입이 용이하도록 차를 최대한 도로 가장자리에 두고, 차량에 키를 꽂아둔 다음 대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날 창원터널 편도 2차로에는 차량들이 대부분 중앙에 서 있어 소방당국이 순방향 진입을 못하고 역주행으로 진입한 탓에 다소 시간이 지연됐다.

또 터널에 차를 놔두고 대피한 시민 일부가 화재 진압 이후에도 연락이 닿지 않은데다 키를 빼간 상황이어서 사고 수습이 지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저런 이유로 주변 차량이 3시간 동안 극심한 혼잡을 빚은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터널에서의 화재는 유독 가스로 인한 피해가 특히 우려되기 때문에 송풍기 확충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터널 송풍기가 총 4대 가동됐지만 불 붙은 차량 1대에서 나오는 연기를 배출하는데도 힘겨운 모습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연기 배출이 빨리 안됐다"며 화재 진압 뒤 경찰이 터널 안으로 들어가 차량을 빼라고 했는데도 연기 때문에 터널 진입을 꺼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본부 측은 "사고 차량 운전자는 초기 대응을 침착하게 하고 다른 운전자와 탑승자들은 신속하게 터널을 빠져나가는 것이 좋다"며 "차량을 운전하는 시민이라면 터널 화재 등 운전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상황에 대한 대처 요령을 숙지하는 게 안전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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