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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 소원' 이룬 101세 美 공군 퇴역 조종사

태평양전 당시 몰던 전투기 성공비행 소원 성취<br>프랭크 로열, P-38 전투기와도 70년 만에 해후

생애 '마지막 소원' 이룬 101세 美 공군 퇴역 조종사
▲ 75년 전 자신이 몰던 전투기 앞에서 경례하는 프랭크 로열 (사진=NMWA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고령으로 병마에 시달려온 2차 세계대전 참전 퇴역 미국 공군 조종사가 생애 '마지막 소원'을 이뤘다.

더 가제트 등 미언론은 프랭크 로열이라는 101세의 퇴역 공군 조종사가 70년 만에 기적적으로 해후한 자신의 전투기가 성공적으로 비행하는 것을 상공에서 함께 지켜보았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육군항공대(공군) 소속 전투기 조종사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선에서 활약한 로열은 75년 전 자신이 몰던 P-38 라이트닝 전투기가 이날 미 서부 콜로라도주의 콜로라도 스프링스 인근 상공을 선회비행하는 데 성공하는 것을 뒤따른 경비행기 안에서 지켜보면서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로열은 대학 재학 중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입대해 남태평양 뉴기니 전선에서 P-38 전투기 조종사로 위험한 고비를 숱하게 넘겼다.

그에게 애기(愛機) '화이트 33호'는 연인이자 가족이었다.

그러나 전투 임무 도중 일본군에 피격된 이 쌍발 엔진 전투기는 구사일생으로 기지로 귀환한 후 폐기됐다.

종전과 함께 미군은 손상 전투기들을 현지에 그대로 방치했다.

진흙 속에 파묻혀 녹슬어가던 P-38 전투기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한 미국인 재생 사업가 덕택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하던 낡은 항공기를 재생해 박물관 등에 판매하는 전문업체(웨스트팩) 대표가 뉴기니에 방치된 P-38기 5대를 들여와 수리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우연히 접한 로열은 이 가운데 혹시 자신이 몰던 전투기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지난해 웨스트팩을 방문해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

로열은 자신이 전쟁 당시 뉴기니 전선에서 39비행단 소속 P-38 전투기 편대장을 지냈으며, 자신이 탔던 전투기도 피격으로 현지에 그대로 버려두고 왔다는 사실을 꺼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업체 대표도 수리작업 후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새로 들어선 항공기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인 P-38기 가운데 한대가 로열이 몰던 전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로열은 70년 만에 분신이나 마찬가지였던 전투기와 다시 만나게 됐다.

로열은 수리작업이 끝나면 자신이 몰던 전투기가 지축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 올라 비행에 성공하는 광경을 직접 보고 싶다는 희망을 털어놓았다.

이에 로열은 희망대로 뒤따른 추격기 안에서 화이트 33호기가 비행에 성공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그는 "나이 때문에 직접 조종은 할 수 없지만, 70년 만에 해후한 전투기가 여전히 씩씩하게 하늘로 치솟는 것을 보면서 사실상 생애 마지막 소원을 풀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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