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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꺾인 기업들…삼성전자·현대차 등 '빅2'도 휘청

성장세 꺾인 기업들…삼성전자·현대차 등 '빅2'도 휘청
대한민국 기업경제가 위태롭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동반 위기에 빠진 가운데, 다른 주요 기업의 성장동력도 약화하고 있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2009년 5.54%에서 지난해 2.17%로 떨어졌다.

특히 3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1.88%를 기록했다.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도 2009년 5.31%에서 지난해에는 4.51%로 1% 포인트 낮아졌다.

매출 대비 수익성이 더 나빠졌다는 얘기다.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는 "현재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한국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 삼성전자·현대차, 이른바 '빅2' 동반 위기…협력사들까지 휘청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국내총생산(GDP)의 20% 가까이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 두 기업이 모두 성장통을 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기대작이었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단종하기로 하면서 3분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상태다.

제품 결함에 따른 스마트폰 조기 단종이란 초유의 사태로 삼성전자는 당초 7조8천억원으로 공시했던 3분기 영업이익을 5조2천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단종에 따른 판매 제품의 회수 비용, 재고 처리 비용, 판매 관리비, 마케팅·광고 비용 등 각종 직접비용을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2조6천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당장 삼성전자로서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등을 낀 연말 성수기를 신형 스마트폰 없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7조원대 중반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포함된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이 계속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은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5.3% 줄어든 1조1천232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외에서 562만1천910대(현대 347만9천326대, 기아 214만2천584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든 수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판매실적인 801만5천745대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따라서 양사의 위기는 수천 개씩에 달하는 협력사들에 고스란히 전이될 수밖에 없다.

◇ 30대 그룹 투자 30%나 감소…한계·파산기업 늘어

30대 그룹의 올해 상반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나 줄어들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소속 267개 계열사의 상반기 유·무형자산 투자액을 조사한 결과 전체 투자액은 28조7천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조8천670억원)보다 2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 하반기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한 소비 위축 등 악재가 지뢰밭처럼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상반기의 3.0%보다 낮은 1.7%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조선업과 철강, 유화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경기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당분간 수주가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어서 기존에 세웠던 계획보다 더 강도 높게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 3사의 현재까지 수주 실적은 연간 목표치의 2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내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국내 조선업계가 직면한 수주절벽은 내년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많은 한계기업이나 파산기업의 증가도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2014년 14.3%(3천239개)에서 지난해 14.7%(3천278개)로 0.4% 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는 기업 수도 2012년 396개에서 2013년 461개, 2014년 539개, 2015년 587개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에는 1∼7월에 이미 파산신청 기업 수가 401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연말까지 60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원장은 "현 위기가 외환위기 때와 다른 점은 한꺼번에 충격이 온 것이 아니라 서서히 왔다는 점이다. 서서히 데워지는 미지근한 물 속에 있다 보니 그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 탈출에 묘수나 비법은 없다. 기본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건강해지고 싶으면 운동해야 하고 시험을 잘 보려면 공부해야 하듯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기업경쟁력, 국가경쟁력을 올려야 한다"면서 "철저한 구조조정과 혁신, 규제개혁 등을 통해 기업 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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