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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가계부채 문제 커지자 또 '컨트롤타워' 논란

작성 2016.10.19 15:04 조회 재생수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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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해운 등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강남 지역 재건축발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 현상이 불거지면서 또다시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8·25 가계부채 관리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지만 정부의 적절한 후속대책이 늦어지는 데다 방향조차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정치지형에서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등으로 관료들의 운신 폭이 제약된 가운데 정권 말 책임질 일은 하지 않으려는 공직사회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구조조정 이어 부동산 대책도 갈팡질팡

경제 분야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은 올해 상반기 조선.해운업 등 산업 구조조정 추진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자본확충펀드 등 출자 과정을 두고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와 화폐금융정책을 펴는 한국은행이 이견을 주고받으며 기 싸움을 벌였다.

이에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급히 신설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하는 관계장관회의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고용노동부 장관, 금융위원장이 상임위원으로 참여하며 관련 안건이 있으면 관계부처 장관 및 기관장(금융감독원장 등)도 참석자에 포함되는 형식이다.

이전까지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실질적으로 구조조정을 지휘하고 경제수장인 유 부총리는 거의 나서지 않았지만 이 작업이 매끄럽게 이루어지지 않자 부총리가 직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컨트롤 타워의 일관된 지휘모습을 보기는 힘들었다.

한진해운이 산업부문 후유증에 대한 별다른 검토도 없이 법정관리로 가자 물류대란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포함한 유일호 경제팀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 등 재건축 사업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 과열 문제가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경제정책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출 등 가계부채 측면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금융위원회나 주택 수요·공급을 조정할 국토교통부는 물론이고 이들 부처 간 이견을 최종 조율해야 하는 기재부조차 책임 있는 자세나 시장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시그널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각 부처 관계자들이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쏟아내면서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재부는 "기재부를 중심으로 국토부, 금융위 등 관계부처는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이후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주택시장,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해명만 내놓고 있다.

◇ 여소야대·정권 말 맞물려 관가는 '복지부동'

이런 컨트롤타워 논란의 근원은 단순히 사람이나 조직 등 외형의 부재에 있지 않다.

박근혜 정부는 기획재정부 장관을 경제부총리로 다시 승격시키고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장관급이 참가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로 격을 높였다.

여기에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기 위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도 신설한 만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사람이나 조직 자체는 이미 마련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현안의 물밑조율 역할을 한 이른바 서별관회의가 대우조선해양 부실 지원 논란에 휘말려 사실상 휴지기에 들어가면서 부처 간 이견 조정이나 세부 정책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 조선·해운 산업 부실화 문제를 규명하기 위한 서별관회의 청문회가 열리면서 관가의 복지부동 분위기는 더욱 굳어졌다.

박근혜 정부 임기도 1년여 밖에 남지 않게 되면서 정책 담당자들이 가급적 책임질 일이나 관치 논란을 피하려는 자세도 확산됐다.

그러나 이런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주요한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은 책임의식을 갖고 핵심이슈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는 과거와 달리 '민간 주도'라는 큰 원칙을 정해놓고 진행했지만 시행착오와 공백은 피하기 어려웠다.

'자구노력 없는 더 이상의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따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결정했지만 막상 물류대란이라는 후폭풍이 나타나자 누구 하나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채권단 측은 '신규자금 지원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법정관리 가능성을 암시했지만 법정관리 이후 구체적인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혼란을 키웠다.

해운산업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해양수산부가 법정관리 이후 불거질 물류문제를 막기 위해 무얼 했는지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 "대선 등 정치권 의식않고 미래 내다보는 정책 펴야"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은 변양호 신드롬 등에 따른 복지부동의 자세와 정치권 눈치 보기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예전에는 경제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관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몸을 사리는 것 같다"며 "변양호 신드롬의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주도로 펴던 정책을 민간 주도로 이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측면도 있다"면서 "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리더십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민간과 더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정치인 출신 부총리의 장점은 국회와의 관계가 좋다는 점이지만 지금처럼 국회가 여소야대로 바뀐 상황에서는 그 점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예전에는 부총리가 부처 간 상충하는 입장을 조정하고 다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조정자 역할을 해 일관성 있게 문제를 해결했는데 최근에는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총리나 경제팀 스스로의 시각 전환 없이는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백 교수는 "경제팀이 내년 대선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부총리 등 경제팀 스스로 구조조정 등에서 전면에 나서 존재감을 발휘해야 하고 먼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 역시 "미래를 생각하고 실현 가능성 있는 정책을 펴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며 "다만 현재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제도와 환경 부분을 변화하는 것이어야 하는 만큼 인내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