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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철학교수, 수요집회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에 사죄

"일본 정부, 진실로 사죄하지 않고 있어…정말 죄송합니다"

작성 2016.10.19 14:48 조회 재생수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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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일본 노철학교수, 수요집회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에 사죄
▲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신 사죄하는 일본교수 (사진=연합뉴스)

팔순을 앞둔 일본인 철학자가 수요집회를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19일 정오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1천253차 정기 수요집회에는 엔도 도루(78) 세이신여자대학 철학과 교수가 참석해 발언했다.

엔도 교수는 "저는 일본인입니다"라며 운을 뗀 후 "일본이 과거 한국분들께 셀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것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해 한 사람의 일본인으로서 사죄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무수한 조선 사람을 일본의 악질적인 환경에 데려와 가혹한 노동을 강제한 것을 통한의 마음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종군 위안부 분들께도 손을 모아 사죄한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작년 12월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일 합의 때 일본 정부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이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실로 사죄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죄 편지를 보내는 것에 대해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면서 "유감스럽게도 일본 국민 중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우려했다.

엔도 교수는 "ほんとうに, ほんとうに, ほんとうに もうしわけありません(정말,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이라고 말한 다음 이날 수요집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0)·길원옥(80) 할머니 앞에서 각각 1번씩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전날 오후 11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엔도 교수는 새벽 2시에야 호텔에 짐을 풀었음에도 아침 8시께 소녀상 앞에 도착해 혼자 사죄 기도를 했다고 한다.

성공회 신자인 엔도 교수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유시경 신부와 함께 화성 제암리교회, 파고다공원, 서대문형무소 등 일제의 만행에 관한 장소들을 방문했다가 이튿날 일본에 돌아갈 계획이다.

엔도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젊은 시절부터 사죄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늦게 찾아와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유 신부는 "엔도 교수가 일본 내 언론 보도만 봤을 때 소녀상이 곧 철거되는 것으로 오해를 했다더라"면서 "기독교를 믿는 철학자로서 과거 일본이 '아가페'를 실천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