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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승자는 뉴욕일 듯…런던 금융산업 이전 후보지 1위

자본, 금융노하우, 규제 면에서 유럽도시들보다 뉴욕 월등

영국이 내년 5월까지는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를 유럽연합(EU)에 공식 통보하고 탈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브렉시트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대서양 건너 미국의 뉴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세계 금융의 본산 런던 금융시장이 EU 시장에 자유로이 접근할 수 없게 돼 '이사'를 해야 하는데, 당초엔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대륙 도시들이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여러 여건상 부적합하고 뉴욕이 적합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포린 폴리시는 18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브렉시트 대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국제금융 문제들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규제 체제를 갖춘 도시는 뉴욕이 유일하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 투자은행들의 본거지로 런던에 필적하는 위상을 이미 갖춘 상황에서, 국제 금융기관들이 다른 유럽 도시들로 옮기는 것보다는 뉴욕으로 옮기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최고경영자 제임스 고먼은 이달 초 워싱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브렉시트 승자는 뉴욕과 미국이 될 것이며, 금융기관들이 뉴욕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런던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 사비예 롤레 역시 최근 뉴욕의 월스트리트(금융가)가 세계 17개 주요 통화의 청산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유일한 도시라며 "유럽으로 옮기는 사업 부문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동조했다.

뉴욕이 유럽의 대도시들보다 유리한 이유중 하나로, 국제금융기관들의 이전 신청이 쏟아질 때 유럽의 거대한 관료주의가 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점이 먼저 꼽힌다.

장기간에 걸친 브렉시트 협상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그것이 금융기관들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이 모두 불확실성에 싸여 있지만 뉴욕으로 이전하면 그런 걱정은 없어지게 된다.

포린 폴리시는 또 다른 이유로 문화적 요인을 들었다.

한 컨설팅회사가 발표한 '세계금융센터지수'에 따르면, 금융업 종사자들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런던이 1위로 꼽혔고 뉴욕은 2위였다.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 유럽의 후보지들은 각각 19위와 29위에 머물렀다.

지난 17일 발표된 '오픈 유럽' 연구소의 조사 결과는 런던 금융업의 이전 장소로 뉴욕, 싱가포르, 홍콩이 유럽 대륙보다 선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 중앙은행의 부총재 존 컨리프 부총재에게 런던의 은행들이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갈 것 같으냐고 묻자 컨리프 부총재는 "뉴욕으로 옮겨갈 수 있느냐고요? 물론입니다. 이미 뉴욕에 있는 걸요"라고 답했다고 포린 폴리시는 전했다.

이에 앞서 17일 블룸버그도 자본, 금융 전문 지식과 기술, 규제 등 3가지 면에서 뉴욕이 궁극적인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차 문제로 인해 일부는 유럽 대륙에 잔류하겠지만, 런던을 제외하곤 국제금융 하부구조를 제대로 갖춘 유일한 곳인 뉴욕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한 대형 은행은 이미 영국 주재 인력 재배치에 들어가 비필수 요원들을 대거 유럽에서 빼내 미국이나 아시아로 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이 은행 임원은 블룸버그에 설명했다.

다만 런던의 금융산업 전부를 뉴욕으로 이식하는 데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시차 문제 외에, 유럽경제지역(EEA) 내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려면 유럽을 완전히 떠날 수 없다.

유럽 지역 기업들이 기업풍토가 다른 뉴욕 금융기관들과 거래를 꺼릴 수 있는 문화적 한계도 있으며, 싱가포르와 홍콩도 유치 경쟁에 나설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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