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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난 지 얼마나 지났다고'…무면허로 120㎞ 달린 버스기사

지난 3월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됐으나 승객 44명 태우고 서울서 설악산행
단풍철 관광 수요 급증에 무면허 운전기사까지 핸들 잡아 '안전불감' 심각

작성 2016.10.19 14:11 수정 2016.10.19 16:27 조회 재생수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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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승객 10명이 목숨을 잃은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사고 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승객을 가득 태운 관광버스를 무면허로 몰고 가던 운전기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최근 잇따른 관광버스 사고와 화재로 전세버스 운전사의 자격 요건을 놓고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단풍철 관광 수요 급증으로 무면허 운전기사가 핸들을 잡아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심각함을 또다시 보여줬다.

강원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29분께 강원 인제군 남면 어론리 청정조각공원휴게소에서 45인승 관광버스 운전자 서모(57) 씨가 무면허로 운전한 사실이 들통났다.

경찰은 최근 가을 행락철 전세버스 등 대형교통사고가 잇따르자 휴게소에서 관광버스를 대상으로 안전점검, 정비 불량, 음주 운전 특별단속을 하던 중이었다.

경찰이 서 씨에게 운전면허증과 버스운송사 자격증을 요구했으나 서 씨는 운전면허증 제시를 거부하고 버스운송사 자격증만 보여줬다.

조회결과 서 씨는 지난 3월 12일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였다.

서 씨는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신사역에서 등산객 44명을 태우고 설악산 망경대로 향했다.

신사역에서 인제까지 운행한 거리는 120㎞에 달했다.

적발되지 않고 왕복 운행했다면 또 한 번의 참사로도 이어질 수도 있었다.

게다가 서 씨는 자신이 몰았던 버스는 지입차량이며 최근 행락철 관광 수요 탓에 버스가 모자라 운전대를 잡았다고 진술했다.

서 씨 말이 사실이라면 해당 전세버스회사 역시 불법을 저지른 것은 물론 운전기사 관리소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지입차는 서류상으로는 전세버스 업체 소유지만 실소유주는 운전기사인 차량으로 불법이기 때문이다.

전세버스 업체는 직영제와 지입제 2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직영제는 업체가 전체 버스를 소유하고 기사를 고용하는 방식이다.

지입제는 기사가 차를 사서 회사에 들어가거나 회사가 차를 사들이고 할부금을 기사가 내게 하는 구조다.

서류상 버스 소유주를 회사로 옮기고, 실소유주인 운전기사도 회사 소속으로 위장하는 편법을 통해 적법인 것처럼 꾸미기 때문에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이상 밝혀내기 힘들다.

직영업체 소속 운전사의 처우가 나쁜 탓에 버스 업계에 오랜 관행으로 뿌리박혀 있다.

이처럼 지입차주는 서류상 버스회사 소속 직원이기 때문에 서 씨의 면허취소 사실을 알고도 운행을 내보낸 관리소홀 책임 역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현장에서 서 씨를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버스회사 측에 운전기사를 교체해 운행할 것을 통보해 운행토록 했다.

또 면허취소 후 첫 운행이었다는 서 씨의 주장과 달리 지속해서 무면허 운전을 해온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