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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 들이받아 줘" 드라마 같은 교통사고 보험사기극

작성 2016.10.19 12:18 수정 2016.10.19 15:58 조회 재생수1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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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등 고급 승용차 할부금 부담에 시달리던 운전자들이 서로 짜고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챙겼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덤프트럭 운전기사인 김모(29)씨는 자가용으로 타는 체어맨 할부금으로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알고 지내던 자동차 튜닝업자 박모(33)씨도 같은 고민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으로 처리하면 차도 처분하고, 중고차 시세보다 훨씬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사정이 급했던 박씨가 범행에 동의하자, 김씨는 지난 4월 17일 새벽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의 한 도로에 주차된 박씨의 아우디 승용차를 체어맨으로 들이받았습니다.

그런데 아우디는 전손처리된 반면 체어맨은 500만원가량의 수리비만 받게 돼 김씨는 할부금 부담에다 사고기록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김씨는 급기야 같은 달 30일 경남 김해로 체어맨을 몰고 가 정수장에 빠뜨려 버렸는데, 이번에는 차가 절반가량만 물에 빠졌습니다.

김씨는 견인차 기사 송모(53)씨에게 "돈을 더 줄 테니 차를 물에 완전히 빠뜨렸다가 인양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송씨는 차량 구난 업무로 받는 30만원보다 3배가 많은 90만원을 받고 부탁을 들어줬고,김씨는 차를 전손처리하고 보험금 1천50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김씨는 5월 중순 박씨 친구 전모(33)씨를 만난 자리에서 전씨가 "친구의 아우디가 교통사고가 나서 전손처리됐는데 부럽다"고 말을 듣었고,두 차례 보험사기를 성공적으로 끝낸 김씨는 또다시 돈을 벌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씨는 "내 덤프트럭으로 사고를 내줄 테니 보험금을 나눠달라"고 제안한 뒤 5월 20일 전씨의 아우디를 박살냈습니다.

전씨는 1천95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1천300만원으로 남은 할부금을 갚고, 나머지 600만원가량을 김씨에게 사례금으로 전달했습니다.

경찰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을 챙긴다'는 첩보를 입수, 김씨 등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에게 평생 한 번 겪기도 힘든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아우디 차주들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점에 착안해 보험사기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씨 등은 처음 범행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경찰의 증거 제시와 집요한 추궁에 결국 털어놨습니다.

경찰은 김씨, 박씨, 전씨 등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김씨의 요청에 응했던 견인차 기사 송씨는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