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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이탈리아 온 '꼬마난민' 올해 사상 최다 2만 명

혼자 이탈리아에 도착한 어린이 난민이 올해 사상 최다를 기록하는 등 미성년 난민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집계 결과 올해 부모나 친척을 동반하지 않고 홀로 이탈리아에 들어온 미성년자 난민이 2만명으로 나타났다고 18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는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 전체의 약 90%에 해당합니다.

이들 대다수는 감비아나 나이지리아, 기니 등 서아프리카 출신이었으며, 에리트레아나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와 이집트 출신도 다수 있었습니다.

유럽 난민사태 정점을 찍은 지난해의 경우 이탈리아에 혼자 들어온 미성년자 난민은 1만2천400명 선이었으며, 이는 전체 난민의 75% 정도였습니다.

유니세프는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의 어린이 난민이 처한 상황은 점차 절박해지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보호 시스템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니세프의 현장 담당자인 사브리나 에이바키언은 "일부 아이들은 익사하는 사람을 보거나 고무보트 연료에 끔찍한 화상을 입는 등 여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보호와 쉼터를 구하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고 우려를 털어놓았습니다.

유니세프는 아이들이 법적 후견인에게 맡겨지거나 법적 지원을 받기까지 최대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보호받지 못한 미성년자 난민들은 범죄나 위험에 쉽게 노출됩니다.

유럽연합의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지난 2년 동안 보호자 없이 유럽에 들어와 실종된 어린이 난민이 1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습니다.

이들 중에는 험난한 여행 중에 부모를 잃은 사례도 있지만 더 나은 세상에 살라는 바람과 함께 부모로부터 밀입국업자에게 위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실종된 어린이들이 성매매나 노예노동의 피해자가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기구인 '미싱 칠드런 유럽'은 홀로 유럽에 도착해 실종되는 어린이의 나이가 점점 어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홀로 남은 난민 어린이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면서 지구촌 지도자들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3일 세계 이주민·난민의 날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를 통해 "어린이 난민의 존엄성을 지켜주고 부모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혼자일 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켜줘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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