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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어르신들 상처 보듬는 '정신적 복지'

복지라고 하면 단순히 장소를 제공하고, 물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 걸 떠올리기 쉽죠. 하지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상처를 어루만져줄 수 있는 ‘정신적 복지’도 매우 중요합니다.

서울 종로구에서는 저소득층 여성 어르신들을 위해서 심리 치료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안서현 기자가 취재파일에서 소개했습니다.

프로그램 이름은 ‘마음 꽃이 피었다’입니다. 거창하게 전문가를 불러서 상담을 해주거나,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도록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할머니 얼굴에 하얀 석고를 얹고 얼굴의 본을 뜹니다. 석고 마스크가 굳으면 얼굴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낸 뒤 햇볕에 말립니다.

그리고 마스크를 도화지 삼아서 색도 칠하고, 활짝 핀 꽃도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완성해 갑니다. 언뜻 보기에는 심리 치료보다는 만들기 시간에 가깝죠.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할머니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놓습니다. 처음 만났지만 오랜 친구처럼 서로의 인생에서 닮은 부분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한영순/70세 : 다 똑같은 사람들, 같이 외로운 사람들이 와서 자기의 그 내면들을 다 얘기하다 보니까 그렇게 마음이 좀 편안해서….]

완성된 마스크가 아닌, 마스크가 만들어지는 시간이 외롭고 삭막했던 할머님들의 마음속에 물을 주고, 또 꽃을 피우게 했습니다.

마음의 문이 닫힌 노인들을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은 꼭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공동체와 주변 이웃들이 따뜻한 관심을 갖고 손을 내밀어 주면 되는데, 안서현 기자는 바로 이런 노력이 복지의 첫걸음이라고 말합니다.

▶ [취재파일] "어르신들, 세상 밖으로 나오세요"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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