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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전세버스 안전 검사는 누가? 세월호와 판박이"

* 대담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 사업조합이 정기점검 주체, 고양이 앞에 생선 맡기는 격
- 안전교육이나 불법행위 단속에 행정공무원들은 뒷짐
- 영세 전세버스업체 난립, 원가 절감 위해 '똥기름'넣고 달려…
- 정년 없는 지입제 전세버스. 70대 고령 운전자도 많아…
- 전세버스기사는 '현대판 노예', 근로기준법 주장하다가는 일 끊기고 손님들은 외면
-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관계자들이 전세버스 대형사고 우려했는데 대책은 미비
 
▷ 박진호/사회자:
 
지난주에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로 승객 10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대형 버스의 관리 실태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더구나 이번 사고 버스의 운전기사가 음주, 무면허 운전 등 전과 경력이 많았는데도 기사 채용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인데요. 전세버스노조 윤춘석 위원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윤춘석 위원장님 나와 계시죠?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예. 안녕하세요. 윤춘석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일단 전세버스노조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까?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근로자들의 근로 계약이나 후생복지. 그래서 근로자들을 대변하는 기관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대상이 전세 버스를 운전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건가요?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그렇죠.
 
▷ 박진호/사회자:
 
일단 지난 번 관광버스 참사 원인이 무리한 끼어들기 쪽으로 조사 내용이 모아지는 것 같은데요. 일단 노조 위원장으로서 이번 사고 보시면서 좀 착잡하셨겠어요.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물론 운전자 과실도 있었겠지만 근본적 원인은 제도적 모순이 많습니다. 정기적인 안전 교육 시스템이나 정비 시스템, 후생복지 등이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불법 행위 차량을 관리, 감독해야 할 행정 공무원들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세버스 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사안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관광버스 혹은 전세버스는 정규 고속버스나 일반 노선버스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고속버스나 시내버스, 마을버스는 정해진 노선을 계속 반복해서 운영하면 손님이 필요에 의해서 이용하지만. 전세버스는 지정된 노선이 없이 운행하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나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운영 형태가 좀 다를 것 같은데. 아까 위원장님이 전세버스의 경우에 안전 교육 시스템과 정비 시스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왜 그런 거죠?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우선 업체가 소형화 돼있고 영세화 돼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정기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그리고 관리, 감독을 해야 할 행정 공무원들도. 예를 들어서 전세버스 같은 경우는 전반기, 후반기 일제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계 공무원들이 나와서 점검을 해야 될 텐데. 사업조합 직원들이 나와서 정기 점검을 하다 보니까 자기 회원사 차량을 점검하니까 제대로 안 되죠. 예를 들어서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기는 그런 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전세버스 중에 지입차 비율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 지입차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죠.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지입차량은 회사 명의로 차량을 등록해서 운전기사가 소유를 하고 있는 차량을 말합니다. 그래서 회사 사장과 운전자가 은밀히 계약을 해서. 회사에서는 지입료를 징수 받고 운전자는 차량 수익금을 자기가 가져가는 거죠. 그래서 이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12조에 명의 이용 금지에 해당되기 때문에 불법 행위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게 불법이군요. 그런데 이 지입차 비율이 많아진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겁니까?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지입차는 정년이 없습니다. 자기 차량이기 때문에. 그래서 70대 이상 되는 노인들도 운전을 하게 돼요. 제가 서울대공원에 조직 홍보차 나와서 보니까. 잘 걸을 수 없는 노인이 한 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설마 저 분이 운전을 할까 했더니. 그 분이 시간 되니까 차 운전대에 올라가서 차량 운전을 하더라고요. 지입 차량이 보통 직영 회사 기사들은 정년 제도가 있어서 그 나이가 되면 회사에서 근무를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입 차량은 정년이 없죠.
 
▷ 박진호/사회자:
 
자기 차로 운행을 하게 되는 거니까. 이 지입차가 이렇게 현실적으로 많이 운영이 되는 데에는 업체 측의 사정도 있지 않습니까?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물론 업체가 영세화 돼있기 때문에 지입차에 의존해서 운영하는 회사들이 대다수입니다. 약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는데. 회사 쪽에서는 지입료만 받으면 되거든요. 그리고 지입 차량은 자기들이 직접 정비도 하고, 운전도 하고. 또 원가를 절감시켜야 하기 때문에 유가가 폭등하게 되면 똥기름 있죠. 유사기름인데. 이런 것을 넣어서 운영하고 그러죠.
 
▷ 박진호/사회자:
 
이런 지입차나 전세 버스 구조. 단속이나 감독하는 기관이 현재 따로 있는 겁니까?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물론 있죠. 주무 부처는 국토교통부고 처분 권한 같은 것은 각 시도 지방자치단체인데. 이 기관에서 정해진 법률을 적용해서 불법 행위를 강력히 단속해야 하는데 그게 잘 시행되고 있지 않아요.
 
▷ 박진호/사회자:
 
왜 그런 겁니까?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예를 들어서 저희도 운전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밤샘주차를 단속해서 고발한다든가 하면 관할 관청에서 하는 말이 단속 권한이 없는 자의 행위로 규정해서 어떤 관청에서는 조사조차도 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정부에서 의지가 없는 것 같아요. 전세버스를 버리는 것 같아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지금 전세버스 회사의 운영 구조에도 문제가 많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우선 전세 버스 업계가 등록 조건이 소형화 돼있고. 운행 주체가 영세화 돼있다 보니까. 사이비 기업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것을 관리, 감독해야 할 행정 관청은 뒷짐 지고 있는 거죠. 계속 차량이 증가하고 그러다 보니까.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기사 분들의 복지 상황이나 이런 데에도 문제가 생기는 건가요?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형편없죠. 한 마디로 말해서 현대판 노예라고 보면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어떤 의미에서 노예라는 표현을 쓰시는 겁니까?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시도 때도 없이 일을 나와야 하고, 시도 때도 없이 일이 끝나는 업체가 이 전세버스 업계 운전기사들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그 부분을 회사에 강력히 얘기하게 되면 그 기사에게 불이익을 줍니다. 어떤 부분이 있냐면. 저희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은 근로기준법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에요. 예를 들면 지금 손님들의 요구에 의해서 차량이 운행되잖아요. 시외버스나 시내버스는 노선만 왔다 갔다 하지만 전세버스는 손님들의 요구에 의해서 차량이 운영되다 보니까. 무언가 우리 근로기준법을 주장하다 보면 손님들이 그 업체를 이용하지 않아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그러면 위원장님께서는 이런 유형의 사고가 앞으로도 이런 상태라면 계속 발생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십니까?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그렇죠. 옛날에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정부 관계자들이 앞으로 대형 사고는 전세버스에서 있을 것이라고 얘기를 했었어요. 그래서 그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한다고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는 미비한 상태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관련 대책에 대해서 저희가 또 조사를 해보고 다시 이 문제를 취재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윤춘석 전세버스노조 위원장:
 
네.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전세버스노조 윤춘석 위원장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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